
출판사 박영사는 정부 연구개발과제의 통합 관리 법률인 국가연구개발혁신법을 종합적·체계적으로 해설한 국내 최초의 실무·법제 통합 안내서 『국가연구개발혁신법』을 출간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책은 연구자와 연구행정 실무자, 정책 담당자들이 국가연구개발제도의 핵심 법률을 실무와 제도, 정책의 관점에서 함께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된 종합 해설서다. 국가연구개발혁신법에 대한 우리나라 최초의 법전공서적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연구개발 투자는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음에도, 그에 상응하는 질적 성과가 충분히 축적되지 못하고 있다는 이른바 ‘코리아 연구개발(R&D) 패러독스’의 문제의식은 오랫동안 반복돼 왔다. 현장에서는 그 원인을 연구자의 역량이나 의지 부족이 아니라, 연구개발과제 관리를 둘러싼 제도와 행정 환경의 구조적 제약에서 찾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부처별·사업별로 분산되고 중첩된 법령과 행정규칙 속에서 연구자가 연구 자체보다 행정 절차와 규정 해석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해야 한다는 문제는 연구 현장의 대표적인 고충으로 지적돼 왔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현실에서 출발해, 연구를 더 잘하기 위해 왜 ‘연구개발 관리의 법’을 이해해야 하는지를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국가연구개발혁신법」은 국가연구개발혁신법의 핵심을 연구자 자율성 확대, 연구행정 부담의 구조적 경감, 국가연구개발사업 내 연구개발과제에 적용되는 공통 기준의 확립이라는 세 축으로 정리한다. 특히 그동안 관행적으로 운영되던 다수의 연구개발 관리 요소가 법률 체계 안으로 편입되면서, 연구 현장을 규율하는 기준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높이려 한 시도에 주목한다. 동시에 이 법이 여러 정책과 제도를 포괄하는 옴니버스식 구조를 가진 만큼, 현장 실무자와 연구지원 인력, 심지어 법률 전문가에게도 전체 구조와 작동 방식을 한눈에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현실을 함께 짚어낸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국가연구개발혁신법을 단순한 조문 해설서로 다루지 않는 데 있다. 저자는 법의 제정 배경과 정책적 맥락, 연구개발과제 관리를 둘러싼 법적 쟁점들을 구조적으로 분석했다. 이 법이 현행 국가연구개발사업 체계에서 실제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해석·운용돼야 하는지를 입체적으로 검토한다. 특히 연구개발을 ‘지원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법적 규율의 대상’으로 보는 이중적 시각이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책 전반에 걸쳐 제시한다. 이를 통해 제도의 취지와 현장 운영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해석의 기준을 모색한다.
이 책은 국가연구개발혁신법이 만능 해법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한다. 법률이 정립한 원칙과 구조가 현장에서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하위 법령과 행정규칙의 정합성 확보, 전문기관과 연구개발기관의 책임 있는 운영, 제도의 취지를 존중하는 행정 문화의 정착, 그리고 연구 현장과의 밀접도를 높이기 위한 지속적 점검과 보완이 필수적이라는 뜻이다.
저자 이재훈은 공대 연구원 경험, 연구개발과제 수행 및 연구행정 실무 경험을 두루 갖춘 변호사이자 과학기술정책 전문가다. 연구분야 상임감사 등 다방면의 실무를 경험한 법대 교수다. 과학기술·연구개발·지식재산 분야 자문과 정책 현장을 두루 경험해 온 저자의 이력은 이 책이 단순 이론서가 아니라, 연구 현장과 제도, 그리고 법을 연결하는 드문 해설서로 완성되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됐다.
이 교수는 "국가연구개발혁신법은 연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법적 기반이지만,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오히려 행정적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단순히 물리적 규정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연구 현장의 모든 이해관계자가 규제에 대한 불안감을 덜고 본연의 연구 활동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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