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0년까지 인공지능(AI) 인프라 시장이 지금의 4~5배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증가분의 상당수는 결국 엔비디아가 가져갈 겁니다."
3일 양희창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매니저(사진)는 AI 사이클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의 독과점 구조가 당분간 깨지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구글 등 경쟁사가 도전장을 내밀고 있지만, 엔비디아의 기술 혁신 속도를 감안하면 격차가 단기간 좁혀지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양 매니저는 "시장 기대치가 높아졌고 차익 실현 수요가 나오고 있는 만큼 단기 변동성이 있을 수 있지만, 엔비디아의 기술력은 압도적"이라며 "차세대 칩 베라루빈의 성능은 기존 블랙웰의 10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의 확신은 구조적으로 폭증하는 AI 수요에 기반한다. 일상 속 AI 활용이 확산하면서 사용자 수가 늘고, 1인당 이용량도 폭증하고 있다. 여기에 고성능 추론형 AI가 보편화하면서 질문 하나당 필요한 연산량까지 급증하는 추세다. 고성능 AI칩 수요가 장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GPU가 AI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양 매니저는 GPU 밖에서 투자 기회를 찾았다. 그는 "현재 GPU 성능은 최고 수준이지만,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실제 성능의 60%밖에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병목 현상을 겪고 있는 메모리와 네트워크장비, 전력 등 인프라에서 초과 성과를 노려야 한다"고 했다. 이는 그가 운용하는 ‘KoAct 미국나스닥성장기업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1년간 66.8% 오르며 나스닥 패시브(약 16%)와 타사 액티브 ETF(약 49%) 수익률을 제친 비결이기도 하다. 이 ETF는 샌디스크(메모리), 블룸에너지(수소연료전지), 루멘텀홀딩스(네트워크 장비) 등을 선제적으로 편입해 높은 성과를 거뒀다.
AI 거품론에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양 매니저는 "닷컴 버블 때처럼 주가수익비율(PER)이 치솟거나 무분별한 기업공개(IPO), 신용잔고 급증 등 전조 증상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며 "AI 수요 자체가 탄탄하기 때문에 빅테크의 대규모 설비투자(Capex)가 과도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향후 피지컬 AI 및 기업용 엔터프라이즈 AI 시장이 본격화하면 지금보다 훨씬 큰 규모의 설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AI 사이클이 계속되겠지만, 주도주가 고정될 것이라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기술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 수혜 기업과 도태 기업이 순식간에 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매파 성향의 케빈 워시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교체와 맞물려 당분간 유동성 축소 우려로 증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지적했다. 거시 환경이 불안한 국면에서는 통신사, 월마트 등 방어주와 현금 비중을 높여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 들어 한국 증시 랠리가 이어지는 만큼 상반기에는 한국 주식 비중 확대를 추천했다. 양 매니저는 "현재 단기적으로 메모리 업황이 가장 좋은데, 한국 증시는 메모리 노출도가 매우 높다"며 "상반기에는 한국 주식을, 하반기에는 미국 주식을 더 담아 올해 전체적으로는 5 대 5 비중을 맞추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