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반도체 연합군’ 라피더스가 캐논과 카메라 등 이미지 처리용 반도체를 공동 개발한다. 캐논은 반도체 성능이 확인되면 라피더스에 생산을 맡길 것으로 전망된다. 라피더스가 고객 확보에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라피더스와 캐논은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미지 처리용 칩 시제품을 라피더스의 홋카이도 지토세 공장에서 제작한다. 캐논과 손잡은 미국 반도체 설계 기업 시놉시스를 통해 라피더스에 생산을 위탁하는 방식이다.
최종 개발비는 최대 400억엔 규모로 예상되며, 경제산업성 산하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가 약 3분의 2를 보조한다. 니혼게이자이는 “국내(일본) 대형 수요처(캐논)가 (라피더스의) 고객 후보가 되는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디지털카메라 등을 생산하는 캐논은 기기에 장착하는 반도체로 이미지를 처리하고 있다. 2나노 제품을 적용하면 전력 소비를 대폭 줄이거나 이미지 처리 성능을 높일 수 있다. 우선 시제품을 제작해 성능을 검증할 방침이다.
라피더스는 고객사가 설계한 반도체를 수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업체다.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인 미국 텐스토렌트와는 AI 처리용 중앙처리장치(CPU) 등을 개발 중이다. 공장을 안정적으로 가동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고객사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2나노 반도체는 생성형 AI용 데이터센터, 자율주행차 등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본 내 고객사 후보는 제한적이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반도체와 AI 분야에 10조엔 이상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내걸고 첨단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라피더스는 2031년까지 7조엔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으며, 정부는 3조엔가량 지원할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캐논의 칩 개발에도 보조금을 지급해 라피더스의 고객 확보까지 국가가 지원하는 형태를 명확히 하는 것”이라며 “경제산업성은 캐논과 라피더스의 협력으로 일정한 성과를 보여준 뒤 로봇, 자동차 제조사 등 다른 국내 기업에도 라피더스에 대한 발주를 촉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 설립된 라피더스는 지난달까지 캐논 등 32개 기업에서 총 1676억엔의 투자를 유치하며 정부 의존에서 벗어나고 있다. 2030년께 영업 흑자를 달성하고, 2031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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