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용 이식재 전문기업 한스바이오메드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2025년 4월 6180원까지 내려갔던 주가는 2월 20일 5만3100원을 기록했다. 약 1년 만에 8배 이상 뛰었다. ECM(세포외기질) 스킨부스터 ‘셀르디엠’이 인기를 끌면서다. 피부과 업계에선 통증을 줄이고 효과를 높인 ECM 스킨부스터가 파마리서치의 ‘리쥬란’의 대항마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한스바이오메드를 비롯해 엘앤씨바이오, 바이오플러스 등 차세대 스킨부스터 제조사들의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스바이오메드는 2005년 국내 최초로 인체조직은행 승인을 받았다. 인체조직은행은 기증·적출된 인체 조직을 치료와 수술에 활용할 수 있도록 채취·가공·보관·공급하는 전문기관이다. 한스바이오메드는 이를 기반으로 피부이식재를 개발했고 이후 뼈이식재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인체 유래 조직을 직접 확보해 가공·생산하는 구조는 원가 경쟁력과 품질 통제 측면에서 강점으로 꼽힌다. 최근 급부상한 ECM 스킨부스터 역시 이러한 인프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2025년 9월 출시된 ‘셀르디엠’은 약 2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시장에 나온 제품이다. 탈세포화·탈진피화·멸균 등 조직이식재 제조에 필요한 전처리 공정에서 축적한 독자 기술력이 기반이 됐다. 기존 폴리뉴클레오타이드(PN) 기반 스킨부스터가 피부 자극을 통해 콜라겐 생성을 유도하는 방식이라면 셀르디엠은 피부 구조의 핵심 성분인 ECM을 직접 보충하는 방식이다. 시술 효과가 오래가고 통증이 기존 제품 대비 상대적으로 적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시술 주기는 평균 3개월에서 4~5개월이다. 5cc 기준 160mg의 핵심 성분이 함유됐으며 평균 시술 가격은 60만원 수준으로 기존 제품 대비 두 배가량 비싸다. 그럼에도 병의원 수익성이 높아 도입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박찬솔 하나증권 연구원은 “ECM 스킨부스터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적은 이미 반등 국면에 들어섰다. 한스바이오메드는 작년 4분기 매출 30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2.3%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2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성과급과 인허가 비용 등 일회성 비용 9억원을 반영하고도 이익을 냈다는 점에서 체질 개선이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피부이식재 매출은 140억원으로 174% 급증했다. 이 가운데 셀르디엠 매출은 37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기존 제품 매출도 102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뼈이식재 매출은 67억원, 의료기기 매출은 82억원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생산능력 확대도 속도를 내고 있다. 월 1만3000개 수준이던 셀르디엠 생산량은 올 1분기 2만2000개, 3분기 이전 4만 개 이상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2교대 전환 시 5만5000개까지 증설이 가능하다. 월 6만 개 완전가동 기준 연매출 환산액은 800억원에 달한다. 거래처는 작년 말 210곳에서 2월 중순 350곳으로 확대됐다. 일본 에스테틱 전문 유통사 인픽스(INFIX)와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스킨플러스’ 브랜드로 현지 시장에 진출한 점도 주목된다. 일본 매출은 보수적으로 50억원, 목표 기준 100억원이 제시됐다. 중국에서는 치과·정형외과용 뼈이식재 수출이 확대되고 있다.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다. 스킨부스터 시장은 최근 수년간 가파르게 성장했다. 파마리서치의 의료기기 매출은 2020년 500억원에서 2024년 1935억원으로 증가했다. 작년 연간 기준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ECM 기반 제품이 유사한 성장 궤적을 그릴 경우 시장 규모는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 시장은 엘앤씨바이오와 한스바이오메드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2026년 기준 ECM 스킨부스터 시장 규모는 800억~1000억원으로 전망된다.
주가 흐름도 실적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한스바이오메드 주가는 2월 25일 전일 대비 6.55% 오른 4만8800원에 마감했다. 2025년 4월 저점(6180원) 대비 8배 상승했다. 최근엔 5만1300원까지 오르며 단기 급등세를 보였다.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조정을 거쳤지만 상승 추세는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는 한스바이오메드의 올해 매출을 1345억원, 영업이익은 167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마진 제품인 셀르디엠 매출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전사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유방보형물 ‘바운스’ 재출시와 신제품 파이프라인도 추가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올 상반기에는 ECM 기반 신제품 출시도 예정돼 있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와 경쟁 심화 가능성은 리스크로 지적된다. ECM 시장에 신규 업체가 진입할 경우 가격 경쟁이 불가피할 수 있다. 의료 인력 수급과 규제 환경 변화도 변수다. 최근 주가 상승폭이 컸던 만큼 단기 조정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한스바이오메드가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인체조직은행이라는 원천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생산능력 증설과 해외 진출을 병행하는 전략이 맞물리면서 외형과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적 턴어라운드가 확인된 만큼 향후 몇 분기 실적의 연속성이 주가의 추가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박 연구원은 “셀르디엠의 4월 생산 규모가 기존 대비 3배 이상 늘어나고 제품의 이익률 기여도가 확인되면 주가가 더욱 강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한국경제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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