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원으론 점심 한 끼 해결하기도 어렵다"는 하소연이 일상이 됐다. 서울 지역 주요 외식 메뉴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직장인들의 점심 대안으로 2000~5000원대에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편의점이 급부상하고 있다.
4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올해 서울 기준 냉면 한 그릇 평균 가격은 1만2000원을 넘어섰다. 비빔밥 역시 1만2000원에 육박했고, 칼국수 가격도 1만원에 달한다. 김밥, 짜장면 등 서민 메뉴 가격도 고공행진 하면서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현실이 됐다.
외식 물가가 급등하면서 저렴한 간편식을 판매하는 편의점이 수혜를 보고 있다. GS25의 도시락 매출 신장률은 전년 대비 △2023년 51.0% △2024년 28.1% △2025년 23.1%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에도 전월 대비 18.8% 증가했다.

CU 역시 간편식 매출이 △2023년 26.1% △2024년 32.4% △2025년 17.1% 증가하며 3년 연속 성장세인 것으로 집계됐다. 세븐일레븐도 지난해 7월 출시한 '한도초과' 시리즈가 누적 판매량 450만개를 돌파하는 등 간편식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가격 격차는 분명하다. 식당에서 김치찌개 백반을 주문하더라도 약 1만원이 들지만, 편의점 도시락 가격은 3000~5000원대에 형성돼 있다. 김밥, 토스트 등은 2000원 안팎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음식점의 반값에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보니 점심값에 민감한 직장인과 학생, 1인 가구 수요가 몰린다.
편의점 간편식은 품질이 떨어진다는 소리도 옛말이다. 편의점 업계는 '가성비(가격대 성능비)'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품질 개선과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GS25는 '혜자롭다'는 신조어를 만든 '혜자로운 돌아온 도시락' 시리즈를 앞세워 실속형 상품을 강화하는 동시에 흑백요리사 등에 출연한 유명 셰프와 협업한 간편식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혜자로운 돌아온 도시락 시리즈 일부는 출시 한 달 만에 40만개가 팔리고, 흑백요리사 협업 간편식도 출시 2주 만에 80만개가 팔려나가며 편의점 간편식의 저품질 이미지를 떨쳐냈다.

CU는 자체 브랜드(PB) 'PBICK'을 간편식으로 확장한'PBICK 더 키친'으로 밥과 반찬을 분리한 2단 구조 도시락과 토핑을 강화한 덮밥 등으로 프리미엄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동시에 3000원 내외 가성비 브랜드 '득템' 시리즈로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했다.
세븐일레븐은 총중량과 토핑을 늘린 한도초과 시리즈를 확대하며 가성비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최근 삼각김밥 2종과 샌드위치, 도시락 등 4종을 추가하며 한도초과 라인업을 총 15종으로 늘렸다. 샌드위치는 기존 품질을 유지하면서 가격을 14% 낮춰 2500원에 판매한다.
업계에서는 편의점이 외식 대체재를 넘어 일상 속 식사 채널로 역할을 키워나갈 것이라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가 장기화하며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간편식이 일상 식사의 안 축으로 자리 잡았다"며 "편의점 간편식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하면서 업계의 간편식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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