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건설업계가 이란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비상 대응 계획 수립 등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체는 이란을 포함해 중동 주요 9개국에서 220여 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한화 건설부문 등이 중동 사업을 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카타르 액화석유가스(LNG) 수출기지 탱크,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사우디 열병합 발전소 등의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재까지 별다른 피해는 없고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현지 상황에 따른 발주처 지시 사항 등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자푸리 유틸리티 프로젝트와 380킬로볼트(kV) 송전 공사를 하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해수처리시설 공사를 담당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지 안전 매뉴얼을 철저히 따르며 비상 대응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이라크 신항만 프로젝트와 침매터널 공사 등을 진행 중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지 직원의 휴가와 출장을 중단했고, 비상 상황에 대비한 내부 지침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 건설부문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사업을 재추진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이라크 내 한국 대사관과 현지 군·경찰과 협력해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이라크 선거가 끝나 행정부 최종 승인 후 올해 상반기 안에 사업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DL이앤씨는 이란 테헤란에 지사를 둔 국내 유일 건설사다. 회사 관계자는 "테헤란지사 직원 1명이 이미 연초에 안전하게 제3국으로 대피가 된 상태"라며 "임직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상황을 지속 점검 중"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해외 건설 현장 안전 점검과 공정 차질 가능성 점검을 위해 비상대책반을 가동한다. 비상대책반은 국토부, 해외건설협회, 중동 대형 프로젝트를 보유한 주요 건설사들이 상시 연락망을 통해 현지 치안, 인력 이동, 발주처 요구 사항 등을 신속하게 공유하는 체계로 운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외 지사장들과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건설사와 협력해 현장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와 해외건설협회는 중동을 포함한 해외 200여 개 건설사와 상시 연락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자재 조달 지연, 해상 물류 차질, 금융 비용 상승 등 간접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동 국가들이 건설 인프라 발주를 줄일 경우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 수주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중동은 국내 건설사들이 가장 많이 일감을 따내는 해외 시장이기 때문이다. 최근 연간 해외 수주액의 약 25%가 중동에서 발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건설 수주액(472억7500만달러) 가운데 중동 비중은 25%(118억1000만달러)에 달한다. 해외건설협회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체는 중동 9개국에서 220여 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체 수주 규모는 1300억달러에 이른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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