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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인캐피탈, 클래시스 투자로 벌써 2.1배 회수… '5x'까지 기대하는 이유

입력 2026-03-06 11:11  

이 기사는 03월 06일 11:1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베인캐피탈 한국 프라이빗에쿼티(PE)팀은 매년 새해 시작과 함께 올해 인수하고 싶은 회사를 리스트업한다. 그 회사가 경영권 매각 의사가 있는지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베인캐피탈은 시장에 나온 딜을 쫓아가기 보단 사고 싶은 회사를 발굴하는 방식으로 딜을 접근한다. 클래시스는 2021년 새해 김동욱 베인캐피탈 파트너가 작성한 '리스트'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베인캐피탈과 클래시스의 인연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클래시스 사업 모델에 꽂힌 베인캐피탈
김 파트너는 클래시스의 사업 모델을 주목했다. 미용 의료기기라는 섹터도 매력적이지만 의료기기를 한번 병원에 공급하면 소모품 수요가 계속 발생한다는 점이 더 매력적이었다. '면도기-면도날' '프린터-카트리지' 모델과 비슷한 구조다. 클래시스의 소모품 매출 비중은 장비 매출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병원에 장비 공급만 늘리면 그만큼 소모품 매출이 지속적으로 뒤따른다는 얘기다.

클래시스의 사업 모델에 확신을 가진 김 파트너는 클래시스를 인수하기 위해 클래시스 창업자인 정성재 전 대표를 직접 찾아 나섰다. 대외활동이 많지 않던 정 전 대표와 인연이 깊은 사람을 찾아 정 전 대표를 만나는 데까지 5개월이 걸렸다. 국내 인적 네트워크가 두텁지 않은 다른 외국계 사모펀드(PEF)라면 회계법인이나 투자은행(IB)에 부탁을 하거나 창업자가 아닌 회사 관계자를 만나 인수 의사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지만 김 파트너는 창업자를 만나기 위해 직접 뛰었다. 회사의 경영권을 넘기는 바이아웃 딜에는 무엇보다 그런 진정성이 중요하다는 게 김 파트너의 생각이었다.

결국 김 파트너는 정 전 대표를 만나 설득해 단독 협상 기회를 얻었다. 협상 끝에 받아낸 주당 인수 가격은 1만7000원. 베인캐피탈은 2022년 4월 클래시스 지분 60.84%를 6699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업계에선 베인캐피탈이 합리적인 가격에 클래시스 경영권을 인수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김 파트너가 직접 뛴 덕에 다른 경쟁자 없이 단독 협상을 벌여 좋은 가격에 회사를 인수할 수 있었다.
제품 늘리고, 해외 시장 진출 확대
인수 이후엔 곧장 밸류업 작업에 들어갔다. 복잡한 전략 대신 본질적으로 회사의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단순한 방식을 택했다. 판매하는 제품을 늘리고, 시장을 확대하고, 인수합병(M&A)에 나섰다. 우선 슈링크에만 의존하던 제품군은 고주파 의료기기 볼뉴머와 쿼드세이를 출시하며 확장했다.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 진출에도 공을 들였다. 유럽과 중동, 남미 등 미용 의료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신진 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베인캐피탈이 인수하기 전 40% 수준이던 클래시스의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해 약 70%로 늘었다. '빅2' 시장인 미국과 중국 진출을 위한 준비도 착실히 진행했다. 승인 작업이 마무리되면 클래시스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에서도 진출할 예정이다.

볼트온 전략으로는 국내에선 경쟁사인 이루다를 인수하고, 해외에선 남미 최대 미용 의료기기 유통회사인 메드시스템스를 소유한 브라질 기업 JL헬스를 인수했다. JL헬스 인수를 통해 클래시스는 글로벌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지역인 브라질에서 대리점 체제를 넘어 직판망을 구축하게 됐다.
실적 개선되자 주가도 고공행진
베인캐피탈 인수 이후 클래시스는 실적 개선과 함께 주가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클래시스의 지난해 매출은 3368억원을 기록했다. 베인캐피탈이 인수하기 직전 해인 2021년(1006억원)과 비교하면 세 배 이상 급증했다. 영업이익 역시 1706억원으로 4년 전(517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베인캐피탈이 인수하던 시점 2만원 대에 머물던 주가는 현재 5만4000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올초에는 7만원대 후반까지 오르기도 했다.

베인캐피탈은 지난해 5월과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지분 약 14%를 처분했다. 베인캐피탈은 이를 통해 이미 투자 원금 대비 2.1배에 달하는 자금을 회수했다. 여전히 약 46%에 달하는 경영권 지분을 갖고 있는 베인캐피탈은 최종적으로 경영권 매각을 마무리하면 투자 원금 대비 5배가 넘는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베인캐피탈 아시아 4호 펀드의 유일한 한국 포트폴리오인 클래시스는 현재 펀드 내에서 가장 좋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베인캐피탈 한국 PE팀은 올해 더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베인캐피탈은 지난해 말 에슬레저 브랜드 안다르로 유명한 에코마케팅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에코마케팅 역시 김 파트너가 소싱부터 주도한 딜로 베인캐피탈 아시아 5호 펀드의 유일한 한국 포트폴리오다. 올해는 15조원 규모로 조성된 베인캐피탈 아시아 6호 펀드를 활용해 투자에 나선다. 베인캐피탈은 6호 펀드에서 한국 투자 비중을 15%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적극적으로 딜을 검토하고 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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