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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AI가 주도하는 전쟁 상황실

입력 2026-03-03 17:34   수정 2026-03-04 00:14

전쟁의 역사는 기술의 역사다. 평형추 원리로 돌을 날리는 공성 무기인 트레뷰셋 투석기를 동원해 성곽을 공격하던 중세시대의 전쟁은 1453년 막을 내렸다. 오스만제국이 비잔틴 수도의 방어벽을 화약포로 공격해 함락하면서다. 유럽은 이때부터 기사와 궁수 중심 전투에서 포병과 소총병 중심으로 군사 체계를 개편했다.

지상과 해상에 국한됐던 전쟁이 3차원으로 입체화한 것은 항공기가 등장하면서다. 2차 세계대전 중 벌어진 브리튼전투는 공중 전력이 국가 생존과 직결된 사례다. 독일은 영국을 함락하기 위해 공중 우세를 확보하려고 했으나 영국 공군의 방어로 좌절됐다. 1945년 8월 6일 인구 35만 명의 도시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리틀보이’는 전쟁의 양상을 근본적으로 바꿔놨다. 이후 무기의 끝판왕은 핵으로 통했다. 그러나 핵을 뛰어넘는 새 강자가 등장했다. 인공지능(AI)이다.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번 이란 공격에서 AI 기업 팰런티어와 앤스로픽의 솔루션을 활용했다. 팰런티어의 데이터 플랫폼 고담은 위성 사진, 정찰 보고서, 통신 기록 같은 자료를 한 화면에 통합했다. 실시간 그래프 기반 표적 분석을 통해 적 자산, 지휘계통, 군수 물자 동향을 시각화했다. 이를 통해 이란혁명수비대의 군사 시설과 지도부 은신처를 식별했고, 레이더와 드론 데이터를 융합해 방공망의 허점을 찾았다. 앤스로픽의 클로드는 고담이 모은 정보를 읽고 워게임 시나리오 시뮬레이션을 가동해 공격 상황별 파급 영향을 확률적으로 도식화했다. 공습 실행 수 시간 전까지 수만 가지의 공격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해 최적의 작전을 지휘관에게 제안했다.

미래전에선 위성영상, 신호정보, 통신감청, 정찰보고서, 동맹국 정보, 과거 작전 데이터 등 방대한 규모의 정보가 빛의 속도로 쏟아진다. AI 없이는 정보 분석과 이를 토대로 한 작전 수립이 불가능하다. AI 전장 환경에서는 알고리즘과 데이터 통합, 분석 역량이 전쟁 억지력의 80%를 차지한다고 한다. 핵이 없는 우리에게는 AI 국방 시스템이 더 절실하다.

강경주 테크&사이언스부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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