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업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계절근로자 장기 체류를 허용하는 ‘농어업 숙련 비자’를 신설하고, 국내 전문대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키워 지역 기업에 취업시키는 ‘K-CORE 비자’도 새로 도입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이 같은 ‘2030 이민정책 미래전략’을 발표하고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를 차관급으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전 산업에 걸쳐 112만 명의 인력 부족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민정책을 국가 핵심 전략으로 재정립하기 위해서다. 정 장관은 “외국 인력이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특화형 'F-2-R 비자' 활용…소멸위기지역 상권 활성화 유도
정부는 2030년 전체 산업에서 총 112만5100명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농·어업에서 6만1900명, 제조업에서 24만34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국내 거주 외국인은 지난해 278만 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법무부는 이 같은 기준을 완화하는 특례제를 2년간 시범 도입할 예정이다. 사업 지속 기간과 근로 여건 등 요건을 충족한 소상공인이 내국인 구인 노력을 충분히 입증하면 외국인 고용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인구감소지역 특성상 내국인 고용 자체가 쉽지 않은 현실을 반영했다.
차용호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소상공인이 생계 유지와 영업을 위해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업력, 매출 기준 등을 설정하고 고용주의 법 위반 여부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손이 부족한 지방 숙박과 요식업계에선 외국인 고용에 따른 부담을 덜게 됐다. 박정선 전남소상공인연합회장은 “숙박업소에선 세탁·청소에, 요식업에선 홀서빙·주방 업무에 울며 겨자 먹기로 불법 체류 외국인을 고용해 부족한 일손을 메꾸고 있다”며 “내국인 고용 의무가 사라지면 이 같은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K-CORE 비자를 받을 수 있는 전국 전문대 16곳은 지난달 선정됐다. 해당 학과를 졸업한 유학생은 한국어능력시험(TOPIK) 5급 이상을 취득하고 전공 관련 업체와 초임 연 2600만원 이상 임금으로 고용 계약을 맺으면 K-CORE 비자를 받을 수 있다. 인구감소지역 내 동일 기업에서 3년 이상 근무하면 거주 자격(F-2) 비자도 신청할 수 있다.
농어촌 계절근로자의 지속 고용도 추진한다. 법무부는 농·어업 숙련 비자를 신설해 취업 활동 기간과 농·어업 기술 교육 이수 여부 등을 평가한 뒤 장기 종사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계절근로(E-8) 비자를 농·어업 분야 장기 체류 자격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이는 계절근로자가 최장 8개월만 체류할 수 있어 숙련도가 쌓여도 고국으로 돌려보내야 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올해 상반기 배정할 예정인 계절근로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142곳에서 총 9만8829명에 달한다.
외국인을 채용하려는 기업이 어떤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는지 헷갈린다는 지적에 따라 취업 비자(E 계열)도 대폭 간소화한다. 현행 E 계열 비자는 교수, 회화지도, 연구, 예술, 계절근로 등 10종으로 세부 기준이 39개에 이른다.
법무부는 이를 세 가지 유형으로 개편한다. 의사·변호사(E-5), 디자이너(E-7-1), 연구원(E-3)은 ‘고숙련’, 회화강사(E-2)와 조리사(E-7-2)는 ‘중숙련’, 고용허가제(E-9-1)는 ‘저숙련’으로 분류한다.
박시온/김영리/박진우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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