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서울관광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중 헤어숍, 마사지 등 미용 관련 서비스를 이용한 비중은 18.5%로 2019년 3.6%에서 6년 만에 14.9%포인트 상승했다. 서울을 관광지로 선택한 이유(1~3순위)에서 미용 관련 항목의 비율 역시 2023년 12.3%에서 2024년 14.1%, 지난해 14.6%로 매해 꾸준히 높아졌다.
K팝과 K드라마를 계기로 한국식 헤어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K헤어를 경험하려는 외국인 고객이 빠르게 늘어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K드라마 속 배우의 헤어스타일을 그대로 재현해 달라는 요청이 적지 않다. 서울 강남과 홍대, 성수 일대 일부 미용실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특화된 미용실로 광고할 정도다. 명동의 한 미용실 관계자는 “예약 고객의 90% 이상 외국인”이라며 “아예 외국인 고객 전용 매장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외국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미용비도 외국인에게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한국에서의 미용·케어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가성비 좋은 소비’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 영국 런던 등 주요 대도시에서는 커트에 기본 클리닉만 추가해도 100~200달러를 지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팁까지 포함하면 30만원에 육박한다. 서울에서는 단순 커트는 3만원 안팎에, 프리미엄 두피 마사지와 케어 프로그램을 포함한 패키지 가격도 10만~15만원에 형성돼 있다.
이에 따라 헤어 시술에 피부 관리 서비스를 결합한 수백만원대 고가부터 10만원 미만 저가형까지 K헤어 관광 상품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외국인 대상 K팝 연계 관광 상품을 기획 중인 N여행사는 피부과 시술과 헤어 스타일링을 결합한 1박2일 패키지를 판매 중이다. 공항 픽업을 시작으로 피부 탄력을 개선하는 ‘울쎄라 시술’을 받은 뒤 K팝 헤어 스타일링 체험에 성수 카페거리 투어로 마무리하는 일정이다. 호텔 숙박을 포함해 2인 기준 331만원으로 책정됐다. 여행 상품 예약 플랫폼 클룩에도 헤어 스타일링 체험 상품이 다수 올라와 있다. 가격은 7만7000원부터 30만원까지 다양하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미용업계에서는 영어 일본어 등 외국어에 능통하거나 SNS 관리 능력이 뛰어난 미용사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명동 성수동 등 주요 관광 상권 미용실들은 채용 시 영어 응대 가능자를 우대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미용사들이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예약을 받는 방식이 보편화되면서 팔로어가 많은 미용사의 몸값도 치솟고 있다. 일부 미용실은 미용사를 대상으로 SNS 마케팅 교육을 하며 ‘해외 고객 유치 전략’을 가르치기도 한다. 미용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표 미용 브랜드 준오헤어가 사모펀드 블랙스톤에 인수됐을 정도로 K헤어 산업이 글로벌 무대로 확장하고 있다”며 “내수를 넘어 해외 시장을 겨냥한 기업형 미용실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