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3일 필리핀을 국빈 방문해 페르디난드 로무알데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원자력발전, 방위산업, 조선, 핵심 광물 등 신성장 분야에서 양국 협력 범위를 넓히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각 분야 협력을 구체화하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10건 체결했다.
양국 정상은 협력 범위를 통상·인프라·방산에서 조선·원전·인공지능(AI) 등 신성장 전략 분야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방위사업청은 이날 필리핀 정부와 ‘특정 방산물자 시행약정 2차 개정안 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필리핀 국방부와 수의계약이 가능한 국내 업체를 확대하고, 이들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필리핀 군 현대화 사업에 적극 참여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PGN 해상교량 건설 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이 현지 인프라 사업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필리핀은 선박 건조량이 세계 2·4위인 조선 강국”이라며 “양국 간 조선 협력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HD한국조선해양이 운영하는 필리핀 수비크조선소가 조선 협력 강화의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이번 순방에 동행했다.
원전 분야에서도 양국 협력이 강화된다. 이 대통령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 40년간 가동이 중단된 필리핀 바탄 원전 재개 타당성조사를 진행 중인 점을 언급하며 “양국은 최적의 원전 협력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향후 정상 가동이 추진되면 국내 원전 기업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별도로 양국 정부는 ‘신규 원전 사업 도입 협력 MOU’도 체결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첨단기술을, 필리핀은 풍부한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국은 핵심 광물 분야에서도 이상적인 파트너”라고 했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핵심 광물 협력 MOU’를 맺을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4일 마닐라 영웅묘지의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찾아 헌화하고, 생존한 필리핀 참전용사와 후손들을 만난다. 한·필리핀 비즈니스포럼에도 참석해 양국 기업인을 격려한다. 이후 동포 오찬 간담회를 끝으로 귀국길에 오른다.
마닐라=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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