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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없대요' 공항 아수라장…중동 갇힌 한국인 500명 '패닉' [이슈+]

입력 2026-03-04 14:58   수정 2026-03-04 15:55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지역 영공이 잇따라 폐쇄되면서 국내 항공·여행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항공편 대규모 결항과 우회 운항이 이어지면서 하늘길 혼란이 현실화했고, 중동을 경유해 유럽을 향하던 여행 수요까지 감소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4일 업계 및 항공정보업체 시리움에 따르면 공격이 시작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사흘간 중동 지역을 오가는 항공편이 최소 1만1000편 취소됐다. 약 100만명의 전 세계 여행객이 직·간접적 영향을 받았다.


이스라엘과 이란은 물론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주요 국가들의 영공이 폐쇄되거나 제한적으로 운영되면서 항공사들도 운항 중단 조치를 내렸다. 현재 일부 항공편이 제한적으로 운항을 재개했지만, 한국 직항편은 아직 정상화되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노선 차질이 현실화됐다. 대한항공은 인천~두바이 노선을 8일까지 전면 취소했다. 중동을 허브로 삼는 카타르항공, 에미레이트항공, 에티하드 항공의 인천 노선도 운항을 중단했다. 일부 항공편은 우회 항로를 택하면서 비행시간이 많이 늘어나는 등 운항 안정성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두바이와 카이로 등 중동 지역에 체류 중인 여행객은 500여명 수준이다. 여행사들은 현지 호텔 체류를 지원하고, 대체 항공편 확보를 통해 순차적으로 귀국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영공 통제가 이어질 경우 일정은 유동적 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출발 예정 고객들의 취소 문의도 급증하고 있다. 여행사들은 항공사의 운항 방침에 맞춰 8~10일 출발하는 두바이, 아부다비, 카타르를 경유 또는 방문 상품에 대해 전액 환불을 적용하고 있다. 이후 출발 일정은 상황을 지켜보며 기준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항공편 취소나 정부의 여행 경보 상향 등이 이뤄질 경우 면책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국외여행 표준약관'에 따르면 천재지변, 전란, 외교부의 여행경보 3단계 이상 또는 이에 준하는 효과가 있는 정부의 명령, 운송·숙박기관 등의 파업·휴업 등으로 여행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 계약 변경이 가능하다. 그러나 3단계라고 해서 무조건 적용되는 건 아니고 보통 4단계 경보까지 올라가야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외교부는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 요르단,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7개국에 대해 ‘한시적 특별여행주의보(2.5단계)’를 발령하고 여행 취소 또는 연기를 권고했다. 이스라엘은 여행경보 3단계(철수 권고) 지역으로 지정됐다.

거시 지표도 출렁이고 있다.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0달러 초반에서 80달러대로 상승했고, 원·달러 환율은 이날 새벽 한 때 심리적 방어선인 15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유가와 환율 상승은 항공 연료비와 해외여행 경비 부담을 동시에 끌어올려 여행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3일 종가 기준 상장 항공·여행사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업계는 사태 장기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영공 통제가 단기간 내 해소될 경우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긴장이 지속될 경우 3월 봄철 수요는 물론 여름 성수기 예약 흐름까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항공 네트워크와 환율, 여행 심리를 동시에 흔들며 여행시장 전반에 복합 충격을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여행 수요는 많지 않지만, 경유편을 이용한 경우가 많아 사태가 장기화 할 경우 수요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며 "인접 여행지 역시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는 지난 3일 김진아 제2차관 주재로 최근 중동 상황으로 발이 묶인 우리 국민들에 대한 지원 방안 논의를 위해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 회의를 개최했다.

김 차관은 "외교부와 관계부처, 재외공관 간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 총력 대응해야 한다"며 "현지에서 발이 묶인 단기여행객을 포함해 현지 체류 우리 국민의 안전을 지속 확인하고 안전한 귀국을 지원하기 위한 계획도 철저히 마련하고 점검하라"라고 당부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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