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③ 김정영 한국거래소 상무

코스피 상승과 함께 기업가치 제고 정책이 자본시장의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기업들이 자본배분 전략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시장에 공개하고 이를 평가받는 구조를 정착시키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정영 한국거래소 상무는 기업가치 제고 정책의 핵심을 단기적인 주가 부양이 아니라 자본시장 신뢰를 높이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중장기 경영 목표와 자본배분 전략을 시장과 공유하고 정보 비대칭을 줄여야 주가가 기업의 본질 가치를 반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국내 상장기업 저평가의 주요 원인으로 낮은 수익성과 성장성, 그리고 미흡한 주주환원 구조를 지목했다. 다만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도입과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병행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완화되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또한 2024년 5월 프로그램 시행 이후 현재까지 약 180개 상장사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으며, 이는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으로 50%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시행 이후 주주환원 확대 움직임도 뚜렷해졌다. 2025년 기준 상장기업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20조1000억원, 자사주 소각은 21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으며, 현금배당도 50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1% 증가했다.
'공시→이행→평가'…기업가치 제고 공시 체계 구축
김 상무는 기업가치 제고 정책의 핵심을 공시 중심의 시장 평가 구조에서 찾는다. 거래소는 기업들이 자본배분 전략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고 목표와 이행 여부를 점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가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주주수익률(TSR) 등 주요 지표를 비교 공표하고 밸류업 지수 등을 통해 시장이 기업을 평가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김 상무는 “기업 공시→이행 점검→우수기업 평가의 구조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계획을 공개하고 실행하면 시장이 이를 평가하는 구조가 형성될 때 기업가치 제고 정책이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상법 개정 이후 거래소의 역할도 이러한 공시 체계를 시장에 안착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거래소는 지배구조 개선 컨설팅, 영문 공시 지원, 가이드라인 개정 등을 통해 기업들이 제도를 실제 경영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김 상무는 “자율 참여를 전제로 하지만 평가 장치를 통해 시장 규율이 작동하도록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시기업 중심 지수 확대…시장 규율 강화
거래소는 기업가치 제고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지수 운영 방식도 바꾸고 있다. 공시 참여 기업이 시장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밸류업 지수와 상장지수상품(ETP) 등을 통해 평가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공시기업 중심의 지수 운영이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김 상무는 “2026년 6월 정기 변경부터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고 이행하는 기업 중심으로 지수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지수 내 공시기업 비중은 단계적으로 확대돼 최근 기준 66%까지 늘었다. 그는 이러한 변화가 기업의 공시 참여를 유도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저평가 기업 문제와 관련해서도 거래소는 시장 규율 강화를 병행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실질심사 조직 확대와 관리 강화, 절차 개선 등을 통해 부실기업의 신속하고 엄정한 퇴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동시에 중소 상장기업의 공시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맞춤형 지원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 상무는 “시장과의 소통 기반을 구축해 정보 비대칭을 줄이고 기업의 개선 노력이 투자자에게 투명하게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코리아 프리미엄이 인정받을 때까지 장기적인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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