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 1910원이라니..." 서울에 거주하는 김모 씨(38)는 지난 3일 평소 유가가 저렴해 자주 찾는 단골 주유소를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약 2주 전만 해도 1840원 정도였던 고급 휘발유 가격이 1910원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주말에 주유 대기 줄이 너무 길어서 그냥 돌아왔는데, 이번에는 안 되겠다 싶어 우선 절반만 넣었다. 인근 주유소 시세를 봐서 가장 싼 곳에서 가득 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서울 시내 휘발유 가격은 3·1절 연휴를 기점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1L당 1842.55원으로 전날 대비 45.4원 올랐다.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도 1L당 1777.52원으로 전날 대비 54.48원 상승했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3일(1805원) 이후 91일 만이다. 이달 1일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1696원이었지만 불과 사흘 만에 L당 82.52원 올랐다. 서울의 한 주유소 사장은 "외곽 지역이 기름 가격을 올리면 서울처럼 비싼 지역들이 (그 추세를) 따라간다"며 "보통 주유소들이 갖고 있는 기름 물량이 떨어지면 가격 상승을 조금씩 반영하기 시작한다"고 귀띔했다.

이 주유소 관계자는 "최근 3~4일 동안 평소보다 약 40% 정도 손님이 더 많았다. 가수요가 붙은 것"이라며 "평소에 5만~6만원어치 넣던 분들이 휘발유 가격이 오를 것이란 생각에 탱크를 채웠다. 덕분에 요 며칠 아주 바빴다"고 귀띔했다.
이날 만난 직장인 박모 씨는 "중동에서 전쟁이 났다고 해서 주유하러 왔다"며 "오늘 휘발유 가격이 또 오르지 않았나. 사실은 어제 주유하려고 했는데, 일이 있어서 이제야 주유소에 오게 됐다"고 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중동 무력 충돌의 여파로 시장 내 초과 수요가 매우 강하게 작동 중"이라며 "주유소 회전율과 환율이 동시에 오르면서 매우 예외적인 가격 인상 패턴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이수 한경닷컴 기자 2s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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