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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싱사이트로 '출금 권한' 탈취…8억 '테더' 빼돌린 조직 검거

입력 2026-03-04 18:22   수정 2026-03-04 18:35

피싱 사이트를 이용해 가상자산 지갑의 출금 권한을 훔친 뒤 약 8억 원 상당의 테더(USDT)를 빼돌린 신종 피싱 범죄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범죄 조직원 7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총책 A씨(41) 등 6명을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총책, 환전책, 영업책, 사이트 개발자 등으로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불특정 다수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고수익 투자를 미끼로 가상자산 투자 사이트 접속을 유도한 뒤, 피해자가 가상자산 지갑을 해당 사이트에 연결하도록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운영한 피싱 사이트는 지갑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지갑 출금 권한이 자동으로 탈취되도록 설계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는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사이트에 지갑을 연결했고, 이후 가상자산을 예치하도록 유도됐다.

조직은 피해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약 한 달 동안 약속한 이자를 매일 소액으로 지급했다. 이를 믿은 피해자가 자신의 가상자산 지갑에 약 8억 원 상당의 테더를 입금하자, 이들은 스마트컨트랙트 기능을 이용해 지갑의 출금 권한을 확보한 뒤 보관 중이던 자산을 전액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탈취한 가상자산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국내외 환전업자를 거치며 현금으로 세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약 9개월간의 수사를 통해 조직원들을 순차적으로 검거하며 범죄 조직을 해체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베트남에서 범행에 가담한 조직원은 현지 주재 경찰관과의 공조 수사를 통해 검거됐다. 경찰은 또 피싱 사이트 서버와 스마트컨트랙트 등 범행에 필요한 기술을 제공한 개발자 B씨(34)를 추가 수사 끝에 검거해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최근 가상자산을 노린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를 권유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온라인 사이트에 접속을 유도하는 경우 사기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며 "지갑을 연결하는 행위만으로도 보관 중인 가상자산을 한순간에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와 협력해 해외 도피 사범 검거와 범죄 수익 추적·환수에도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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