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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 경영 출범 1년 만에…우정바이오, 콜마홀딩스에 경영권 매각

입력 2026-03-04 17:59   수정 2026-03-04 18:00


임상시험수탁(CRO) 전문 기업 우정바이오가 콜마홀딩스에 경영권 매각을 추진한다. 콜마홀딩스를 대상으로 35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기존 경영진은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원 사임하기로 했으며, 최대주주의 의결권도 투자자 측에 위임할 예정이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정바이오는 전날 콜마홀딩스를 대상으로 350억원 규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를 발행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0.0%와 4.0%다. 전환가액은 2325원이다.

CB 전량이 전환되면 콜마홀딩스가 전체(3188만3339주) 주식 수의 47.22%에 해당하는 1505만3863주를 확보해 우정바이오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우정바이오의 현재 최대 주주인 천희정 대표가 보유한 주식은 215만5114주다. 지분율은 12.8%다. 하지만 이번 CB 전환이 완료되면 그의 지분율은 6.8%로 낮아지게 된다.

주식 전환일은 내년 3월 31일부터 2030년 2월 28일까지다. 사채권자는 발행일로부터 18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매 3개월마다 조기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보유한다. 다만 콜마홀딩스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점을 감안하면 해당 풋옵션은 사실상 안전장치 성격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내년 3월을 기점으로 콜마홀딩스로 경영권이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경영 체제도 바뀐다. 우정바이오는 CB가 보통주로 전환되기 전이라도 기존 최대주주 의결권을 콜마홀딩스 측에 위임하기로 협약했다. 이와 함께 기존 최대주주 측은 경영권 변동에 따른 주주 권리 보호를 위해 자발적 보호예수를 설정했다. 보호예수 대상은 천 대표와 특수관계인인 천세정씨, 소경희씨 등이 보유한 주식 총 558만2895주다. 이들은 보유 물량의 50%인 279만1448주를 6개월간, 나머지 50%인 279만1447주를 1년간 매도하지 않기로 했다.

우정바이오는 1989년 설립된 1세대 바이오텍 기업이다. 실험용 무균동물(SPF) 공급을 시작으로 성장해 왔다. 이후 비임상 CRO 서비스와 병원·연구시설 감염관리(E&C)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2017년 4월 한화엠지아이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합병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후 사명을 우정바이오로 변경했다.

우정바이오는 창업주 천병년 회장 작고 이후 오너 2세 체제로 전환됐다. 회사는 지난해 5월 천병년 회장 별세 이후 같은 달 천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천 대표는 창업주의 장녀로 2019년 회사에 합류해 홍보팀장과 전략기획실장, 미래전략기획실장 등을 거쳤다.

그러나 오너 2세 체제가 출범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경영권 재편 국면을 맞게 된 것이다. 우정바이오가 매각을 추진한 배경에는 부채 상환과 신사업 투자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65.4%로 2024년 12월 말 부채비율 222.4% 대비 43.0%포인트 상승하며 재무 부담이 가중됐다. 대규모 신약 클러스터 인프라 구축과 차세대 기술 투자를 지속하면서 부채 규모가 커진 결과다.

여기에 기존 CB의 풋옵션 행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우정바이오는 단기 유동성 부담도 커졌다. 현재 제8회차 CB 미상환 잔액은 35억원이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해 15억원 규모를 조기 취득했지만 여전히 상당 물량이 남아 있다.

우정바이오 주가는 이날 오전 기준 2295원으로 해당 CB 전환가액(2515원)보다 낮아 투자자가 주식 전환 대신 현금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해당 CB는 지난해 11월부터 매 3개월마다 풋옵션 행사도 가능하다.

문제는 유동성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우정바이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22억원으로 남은 CB 원금을 상환하기에도 충분하지 않은 수준이다. 여기에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도 약 164억원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재무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우정바이오가 전략적 투자자 유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정바이오는 조달 자금 가운데 약 200억원을 채무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나머지 자금은 운영자금과 신규 사업 투자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우정바이오는 "비임상 CRO 서비스 사업의 고도화와 오픈이노베이션 기반 랩 클라우드 신사업 추진을 위한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위해 전략적 투자자를 검토했다"며 "당사의 사업 이해도와 중장기 성장 전략에 대한 공감도가 높고 향후 사업적 협력 가능성이 있어 콜마홀딩스를 제3자 배정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했다.

이민형 기자 mean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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