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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침대·타이어에 마약 은닉…정부 사업 악용해 대마 재배

입력 2026-03-04 18:29   수정 2026-03-04 18:30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 출범 100일을 맞아 공개된 마약사범들의 밀수 수법과 재배·유통 방식이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

이들은 아기침대, 자전거 타이어, 형광펜, 베이킹소다와 같이 쉽게 예상할 수 없는 물품에 마약을 숨겨 국내로 들여오려고 하거나 정부 지원 사업을 악용해 대규모 대마 재배 시설을 설치하는 등 대담함을 보였다.

4일 마약합수본에 따르면 베트남 국적의 20대 A씨 등 베트남 밀수조직 3명은 독일에서 발송된 케타민 총 897g을 국내에 몰래 반입하려다가 적발돼 구속기소 됐다.

이들은 형광펜 심지를 빼내고 그 안에 케타민을 넣어 밀수입하려다가 합수본에 덜미가 잡혔고, 또 다른 베트남 밀수조직은 자전거 타이어 안에 케타민 498g과 엑스터시 2061정을 숨기기도 했다.

필로폰을 맨눈으로는 쉽게 구분할 수 없는 베이킹소다 제품으로 둔갑시키거나 화장품 용기나 분말커피 제품, 과자봉지에 숨긴 밀수범부터 철재 아기용 침대 프레임 속에 숨긴 사례까지 적발됐다.

마약합수본은 100일간 3개의 밀수조직을 적발했고, 밀수범 등 15명을 구속했다.

이번에 적발된 대마 재배 사범 중에는 정부 지원 사업을 악용한 사례도 있었다.

중학교 동창 관계인 B씨(36) 등 2명은 2024년 1월 정부의 스마트팜 창업 지원 사업으로 1인당 5억원씩 총 10억원을 1%대 저리로 대출받아 인천 강화군 대지를 매입하고 비닐하우스를 설치한 뒤 그 아래에 땅을 파 지하 벙커를 만들었다.

지하 벙커 내부에 LED 등을 설치해 대규모로 대마를 재배했고, 재배에 들어가는 비용은 매달 100만원씩 지급되는 청년창업농 바우처나 정부 지원 전기세 할인 등을 활용했다.

이들은 대마 총 134주를 재배해 수확한 대마 2.8㎏을 보관하는가 하면 수확한 대마 500∼600g가량을 야산에 은닉하는 등 유통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B씨 등은 조사 과정에서 "가지 농사를 시작했다가 판매상으로부터 제안받고 대마 재배를 시작했다"면서 "모종실로 지하 벙커 만들다가 채무가 생겨 이를 갚으려고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B씨 등은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지난 3일 기소됐다.

마약합수본 출범 이후 100일간 적발된 마약사범은 총 124명이며 이 중 56명이 구속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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