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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부부 절반은 각방 쓴다…'수면 이혼' 결심한 이유는

입력 2026-03-05 15:01   수정 2026-03-05 17:00


한국인들이 건강 관리의 핵심 요소로 ‘잠’을 1순위로 꼽으면서도, 수면에 만족하는 사람은 약 3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 장애로 각방을 쓰고 있는 부부가 절반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의 건강을 넘어 가족 등 동거인과의 관계와 삶의 질까지 떨어뜨리는 ‘사회적 문제’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필립스코리아는 오는 13일 ‘세계 수면의 날’을 맞아 한국리서치와 함께 진행한 ‘대국민 수면 습관 및 수면무호흡증 인식 조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성인 남녀 800명과 필립스 양압기 사용자 20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수면 건강에 대한 인식은 매우 높았다. 응답자의 36.4%가 가장 중요한 건강 관리 요소로 ‘수면’을 꼽아, 식단 관리(35.7%)와 규칙적인 운동(27.8%)을 앞질렀다. 또한 응답자의 약 90%는 수면이 신체적·정신적 건강 모두에 필수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자신의 수면에 만족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28.8%에 불과했다. 반면 응답자의 70.4%는 수면 중 불편함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주요 증상으로는 불면증(25.9%)이 가장 많았다. 코골이(24.8%)와 수면무호흡증(9.1%)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인 대다수가 수면의 중요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정작 ‘꿀잠’을 자지는 못하는 셈이다.

수면 문제는 개인의 컨디션 난조를 넘어 가계와 공동체의 불화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수면 이혼’ 현상이다. 동거인이 있는 응답자의 41.5%는 ‘동거인의 수면 상태가 나와의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절반이 넘는 51.6%는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동거인과 잠자리를 분리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코골이는 이러한 관계 악화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코골이는 단순히 시끄러운 소음이 아니라, 수면 중 기도가 좁아지며 발생하는 수면무호흡증의 전조 증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응은 소극적이었다. 코골이 증상을 겪는 응답자의 53.5%는 ‘별도의 치료를 시도해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치료를 시도하더라도 체중 감량이나 금주(27.8%), 코세척(15.7%) 등 보조적인 방법에 그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수면무호흡증이 방치되면 만성 피로와 심혈관 질환, 당뇨병, 우울증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수면무호흡증은 자는 동안 발생하기 때문에 환자가 인지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조사 결과 수면무호흡증을 처음 인지하게 된 계기는 ‘본인’보다 ‘동거인’의 관찰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환자의 37.6%는 동거인이 밤중 호흡 이상을 발견해 질환을 알게 됐고, 25.5%는 심한 코골이로 인해 동거인의 수면이 방해받으면서 문제를 자각했다.

박도현 필립스코리아 수면 및 호흡기 케어 사업부 대표는 “동거인의 심한 코골이를 단순한 소음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며 “수면다원조사를 통한 조기 진단과 양압기 사용 등 적절한 치료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가족들의 세심한 관찰과 권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적극적인 치료는 본인과 가족 모두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압기 사용자 205명을 조사한 결과, 91.7%가 ‘치료 후 수면 질이 개선됐다’고 답했다. 특히 88.2%는 치료 후 동거인의 수면을 방해하는 일이 줄어들었다고 답했다.

필립스 관계자는 “수면무호흡증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가족 공동체의 건강 문제”라며 “혁신 기술을 통해 국민들이 숙면을 취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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