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여명의 변호사가 활동 중인 동물권 변호사 단체가 반려동물의 진료기록 발급 의무를 규정하지 않은 현행 수의사법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동물권변호사단체 영원(대표 이다영 변호사)은 5일 수의사법 제13조 제1항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현행 수의사법 제13조 제1항은 수의사에게 진료기록을 작성하고 보존할 의무만 부과할 뿐, 진료계약 당사자인 반려동물 보호자가 해당 기록을 열람하거나 사본 교부를 받을 권리는 명시하지 않고 있는 점이 문제라는 주장이다.
이번 헌법소원은 동물병원에서 실제로 진료기록 교부를 거절당한 보호자 4명의 사례를 계기로 추진됐다. 청구인 중 한 명인 K씨는 최근 서울 중랑구의 한 대형 동물병원에서 의료사고가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해 진료기록 교부를 요청했지만 병원 측으로부터 “진료기록 교부는 불법”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하지만 단체는 진료기록 교부를 강제할 수 없는 현행 수의사법이 명백한 헌법상 기본권 침해라고 짚었다. 진료기록은 의료사고 과실 입증을 비롯해 2차 진료 의뢰, 펫보험 청구 등 보호자의 권리 구제에 필수적인 핵심 자료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경우 의료법(제21조)에 따라 환자의 진료기록 열람 및 교부 청구권이 명문으로 보장돼 있다. 유독 진료계약 당사자인 동물 보호자에게만 해당 권리를 원천 배제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자 평등권, 알 권리,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재산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단체는 현행법의 구조적 공백으로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진료기록을 받지 못한 보호자들이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법원에 소송상 증거보전 신청을 하는 등 행정력과 사법 자원이 낭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표 청구인인 이다영 변호사는 “수의사의 행정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보호자의 알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덜 침해적인 수단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며 “이번 헌법소원을 계기로 동물 의료 영역의 투명성을 높이고 보호자와 수의사 간 신뢰에 기반한 진료 환경이 조성되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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