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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뜬다" 순식간에 '완판'…파격 공연에 들썩이는 곳

입력 2026-03-05 17:12   수정 2026-03-06 01:34


서울에서 고속버스로 4시간10분, 다시 택시로 30분을 달려야 만날 수 있는 고성반도 끝자락의 경남 통영. 이 한적한 항구 도시엔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보물 창고가 숨어 있다. 커다란 날개를 닮은 지붕과 흰색 외관이 인상적인 클래식 전용 공연장 통영국제음악당이다. 이 공연장의 진가는 봄이 돼서야 드러난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연주자, 지휘자, 작곡가가 몰려들어 연일 정상급 무대를 선보이고, 초연작이 쏟아지는 ‘아시아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통영국제음악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통영국제음악제가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대장정을 이어간다. 이번 음악제에서 펼쳐지는 공식 공연은 총 26개. 2024년 ‘클래식 음악계 노벨상’ 격인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을 아시아인 최초로 거머쥔 세계적 현대음악 작곡가 진은숙이 예술감독을 맡는다. 2022년부터 통영국제음악제를 이끌고 있는 진 예술감독이 내세운 올해 주제는 ‘깊이를 마주하다’(FACE the DEPTH)다. “음악은 인간에게 인생의 깊이를 경험하게 하고, 통영국제음악제는 우리에게 그 깊이를 직면할 기회를 선사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조성진 공연, 일찌감치 ‘전석 매진’
지난해 통영 일대가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등장으로 들썩였다면 올해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연주로 열기를 이어간다. 조성진의 통영국제음악제 공연은 지난해 말 예매 개시와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을 정도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그가 처음 선보이는 무대는 27일 개막 공연이다. 2005년부터 2018년까지 13년간 미국 세인트루이스 심포니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활약한 명지휘자 데이비드 로버트슨이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조성진이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으로 협연한다. 이 무대에서 윤이상의 ‘예악’(1966),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등도 연주된다. 조성진은 30일 피아노 리사이틀 무대에도 오른다. 그는 바흐 파르티타 1번, 쇤베르크 피아노 모음곡, 슈만 ‘빈 사육제의 어릿광대’, 쇼팽 ‘14개의 왈츠’ 등을 들려준다.

올해 음악제를 빛낼 상주 작곡가·연주자의 면면도 화려하다. 먼저 ‘영국 현대음악의 거장’ 조지 벤저민이 상주 작곡가로 활동한다. 세계 최고 악단인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주 작곡가를 거쳐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주 작곡가를 맡고 있는 그는 오페라 ‘리튼 온 스킨’(Written on Skin) 등으로 명성을 쌓았다. 상주 연주자로는 그래미상·오푸스클래식상 등 해외 주요 음악상을 휩쓴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와 비보이 및 패션모델 활동을 겸하는 실력파 카운터테너 야쿠프 유제프 오를린스키가 나선다.
‘아시아 대표 현대음악 축제’…세계 초연작 잇따라

하델리히는 4월 1일과 4일 각각 바이올린 리사이틀, 실내악 공연을 선보인다. 5일 폐막 공연에선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함께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려준다. 오를린스키는 4월 1일 조반니 안토니니가 이끄는 고음악 앙상블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와 호흡을 맞추고, 4일 리사이틀 무대에 오른다. 4월 3일 열리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의 두 번째 공연은 두 음악가가 모두 협연자로 나선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이 밖에도 독일 현대음악 앙상블 모데른, 모딜리아니 콰르텟, 메조소프라노 플뢰르 바론, 소프라노 안나 프로하스카, 네덜란드 형제 피아니스트 루카스·아르투르 유센 등 세계 유수의 연주 단체와 아티스트의 무대가 준비된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현대음악 축제’라는 정체성에 걸맞게 초연작도 대거 선보인다. 음악제 상주 작곡가인 조지 벤저민의 ‘비행’(3월 30일)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4월 5일)이 아시아 초연되고, ‘작은 언덕으로’(3월 28일)와 ‘세 개의 인벤션’(3월 29일)이 한국에서 처음 연주된다. 이칭 주의 ‘_닉스.글리치’(3월 28일), 조윤제의 ‘Toward - 향(向)’(3월 29일), 알렉스 팩스턴의 ‘커들리 워들리’(4월 3일), 자스민 켄트 로즈만의 ‘오르간’(4월 4일)은 세계 초연된다. 돔니크의 ‘워터 리플스’(3월 28일), 닐 럭의 ‘무엇이든 당신을 짓누르는 것’(4월 3일), 벤 노부토의 ‘아트 오브 싱킹’(4월 4일) 등도 아시아에서 처음 연주될 예정이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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