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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넷·호른과 모차르트의 만남…관악기 매력에 푹 빠져보세요"

입력 2026-03-05 17:18   수정 2026-03-06 01:33

이달 말 통영국제음악제를 시작으로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로 이어지는 봄의 클래식 성찬이 펼쳐진다. 올해 38회를 맞은 ‘2026 교향악축제’는 4월 1일부터 23일까지 전국 19개 국공립 교향악단이 참여해 총 20회의 공연을 선보인다.


봄꽃과 함께 찾아오는 올해 교향악 축제에는 관악 수석들의 전진 배치가 가장 눈에 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중심의 협연 관행에서 벗어나 클라리넷과 호른이 무대 맨 앞 솔리스트 자리에 선다. 주인공은 국내 ‘톱티어’ 연주자인 서울시립교향악단 클라리넷 수석 임상우(46)와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호른 수석 김형주(31)다.

임상우는 2007년부터 20년 가까이 서울시향의 목관 파트를 지켜온 베테랑. 김형주는 주요 오케스트라의 객원 수석을 도맡으며 호른 사운드를 책임지고 있는 국내 호른 1인자다. 평소 오케스트라 후열에서 소리를 받치고 연결하던 두 수석은 이번 무대에서 객석과 불과 1m 떨어진 거리에서 협연자로 관객과 마주한다.

임상우는 4월 9일 얍 판 츠베덴이 이끄는 서울시향과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를 연주한다. 모차르트가 남긴 유일한 클라리넷 협주곡이다.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 삽입된 2악장의 서정적인 선율로 대중에게도 익숙하며, 만년의 애잔한 정서가 투영된 수작으로 꼽힌다. 김형주는 4월 21일 충남교향악단과 모차르트 호른 협주곡 4번을 협연한다. ‘기분 좋은 외출’을 준비 중인 두 수석을 미리 만났다.

▷오케스트라 안에서 연주할 때와 협연자로 설 때 느낌은 어떻게 다른가요.

임상우: 얼마 전 리허설 날, 아무도 없을 때 몰래 무대 앞 솔리스트 자리에 서 봤어요. 객석이 생각보다 너무 가까워 깜짝 놀랐죠(웃음). 2007년 이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맨 앞은 처음이어서 정말 낯설고 묘한 긴장감이 느껴졌습니다. 오케스트라 안에서는 서로 기대고 의지하며 함께 만들어가지만, 협연은 혼자 그 큰 공간을 다 책임져야 하니까요.

김형주: 오케스트라 안에서는 순간의 실수가 흘러갈 수도 있지만, 협연은 모든 게 그대로 드러나요. 뒷줄에서는 동료들의 호흡에 맞춰 소리를 받쳐주는 재미가 있다면, 솔리스트는 내가 먼저 ‘개선장군’처럼 치고 나가는 묘미가 있죠.

▷두 분 모두 ‘모차르트’를 선택하셨습니다.

김: 이 곡(호른 협주곡 4번)을 고집했어요. 올해가 악기를 시작한 지 딱 20년째인데, 처음 배울 때 스승님이 경기필과 이 곡을 협연하셨거든요. 제게는 아주 유의미한 회귀입니다.

임: 모차르트는 사실 아무 생각 없이 들어도 참 좋은 음악이에요. 하지만 연주자에게는 가장 무서운 곡이죠. 테크닉보다 그 ‘순수함’을 표현하는 게 가장 큰 숙제입니다.

▷현악기와 피아노가 가질 수 없는 관악기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임: 관악기는 몸속의 따뜻한 숨을 직접 내뱉는 악기예요. 성악가처럼 진정성과 설득력이 있죠. 목관악기인 클라리넷은 음색의 폭이 넓어 서정적인 선율부터 익살스러운 표현까지 다 가능해요. 몸속의 따뜻한 숨을 직접 내뱉는 악기라 감정 전달이 직접적이죠.

김: 피아노나 현악기와 달리 관악기는 불면서 소리를 극대화(크레셴도)할 수 있어요. 공간을 뚫고 나가는 소리를 낼 때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희열이 있죠. 관악기 연주자가 성격 좋다는 소리를 듣는다면 아마 매번 숨을 크게 내뱉으며 감정을 배출하기 때문일 거예요(웃음). 특히 호른은 ‘연결하는 악기’예요. 목관과 금관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주죠. 평소엔 뒤에서 받쳐주지만, 필요할 땐 힘 있게 앞으로 나갈 수도 있고요.


▷관객들이 이번 무대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임: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2악장의 재현부가 나오기 직전, 그 고요하고 투명한 대목을 숨죽여 들어주세요. ‘실수 하나 안 하나’를 보기보다 ‘클라리넷 소리가 저렇게 좋았지’라고 느끼는 시간이면 좋겠습니다.

김: 호른은 이른바 ‘삑사리’(미스톤)가 잘 들리는 악기라 저희도 고민을 많이 합니다. 기술적인 것 너머에 있는 연주자의 고민과 감정에 공감해주길 바랍니다.

조민선 기자 sw75j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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