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하향 조정한 건 과거 중국의 고속 성장을 이끌던 부동산 경기 둔화가 지속하고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의 관세 압박, 이란 공습 등 대외 불확실성을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5% 안팎’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무리한 경기 부양책을 추진하기보다 현실적 목표치를 설정해 산업 구조조정과 내수 부양 등 내실을 택하려는 취지다.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화 결정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향한 관세 압박과 기술 견제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국 에너지 공급망마저 흔들리고 있다. 중국의 핵심 성장 동력인 수출과 전통 제조업이 위태롭다는 의미다. 여기에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력이 커져 시진핑 국가주석 4연임을 위한 민심 관리가 시급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성장률 목표치 하향 조정은 중국 정부가 성장 속도 둔화를 어느 정도 용인하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찾으려 한다는 신호”라며 “과거 성장 축을 책임진 부동산·인프라 투자를 대체할 수 있는 성장 엔진을 모색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재정 정책은 확장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재정적자율은 지난해에 이어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4%다. 적자 규모는 작년보다 2300억위안 증가한 5조8900억위안(약 1253조원)으로 계획했다.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서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역대 최고 수준 재정 적자 규모를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과 관련해선 향후 5년간 GDP 증가율을 합리적 수준으로 유지해 2035년 1인당 GDP를 2020년 대비 두 배로 늘려 중등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겠다고 했다. 특히 올해 5개년 계획에선 처음으로 ‘GDP 대비 소비 비중의 눈에 띄는 증가를 실현한다’는 목표가 포함됐다.
미국 첨단기술 패권을 의식한 듯 첨단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올해 중앙 과학기술 R&D 예산은 전년 대비 10% 증가한 4264억위안을 편성했다. 지난해 과학기술 R&D에는 총 3877억위안을 집행했다. 중국은 첨단기술 산업 투자를 늘려 기술 자립 자강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리 총리는 “경제 발전 초점을 실물경제에 두면서도 지역에 따라 실질 생산력을 발전시켜 현대화된 산업 시스템 건설을 지지할 것”이라며 스마트 제조 확대, 스마트 공장 및 공급망 구축, 스마트 빌딩 개발 등 육성 계획을 밝혔다. 반도체, 항공우주, 바이오, 양자 과학기술, 미래 에너지 등의 첨단기술 응용 기반 또한 다질 방침이다. 기술 자립을 위한 인재 양성에도 주력한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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