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지난 3일 마포구 상암동 광역자원회수시설(소각장) 입지 선정을 취소하라는 2심 판결에 대해 상고를 포기했다. 이로써 마포 신규 소각장 건립 계획은 최종 무산됐다. 올해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시행된 상황에서 서울시 쓰레기 처리 행정의 최후 보루가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다. 1000만 시민의 삶과 직결된 중대 시책이 법원 문턱에서 좌초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이번 패소의 결정적 원인은 5년여 전 입지선정위원회 구성에서 비롯됐다. 오세훈 시장 재임 전인 2020년 12월 10일 위원회를 11명 이상으로 구성하도록 한 개정 폐기물시설촉진법 시행령이 시행됐지만 시는 닷새가 흐른 15일 옛 법령에 근거해 10명만 뽑았다.
시는 이제 입지 선정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할 처지다. 3년간 쏟아부은 행정력과 수십억원의 용역비도 매몰 비용이 됐다. 시간이라는 기회비용도 적지 않다. 소각장 건립이 기약 없이 늦어지는 사이 쓰레기 처리의 과부하와 외부 위탁 비용은 고스란히 시민 부담으로 전가된다. 지난해 말 기준 하루 2905t의 쓰레기가 배출되고 있는데, 시내 소각장 네 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쓰레기는 전체의 약 66%인 1921t에 불과한 실정이다.
글로벌 도시 경쟁력은 사업 속도만큼이나 정교한 예측 가능성에서 나온다. 도쿄 등 선진 도시가 인프라 설계 단계부터 법적 리스크 관리에 전력을 다하는 것도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갈등이 첨예할수록 디테일에 성패가 갈린다. 사소해 보이는 빈틈이 수조원대 사업을 뿌리째 뒤흔들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패소가 일깨워줬다. 정교함이 결여된 행정의 부작용과 손실은 결국 시민 몫으로 돌아온다는 교훈을 무겁게 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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