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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원에 12명 만난다고?'…2030 여성들 '이 소개팅' 열광

입력 2026-03-05 18:00   수정 2026-03-05 23:42


“땡땡땡, 자리 한 칸씩 이동해주세요.”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카페. 벨 소리가 울리자 남성 참가자들이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나 옆 테이블로 이동했다. 만난 지 10분 만에 작별 인사를 나누고 다시 새로운 여성 상대와 대화를 시작한다. 두 시간 동안 이런 만남이 열 번도 넘게 반복된다.

20·30대 직장인 사이에서 ‘로테이션 소개팅’으로 불리는 미혼남녀 간 만남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한 번에 여러 명의 이성을 만날 수 있어 시간·비용 대비 효율을 중시하는 청년층의 ‘가성비 선호’ 트렌드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시간에 최대 14명 만남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로테이션 소개팅은 최근 참가자가 크게 늘면서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을 넘어 대구 광주 대전 부산 등 전국 주요 도시로 확산하는 추세다. 참가비는 보통 여성 3만원, 남성 5만원 안팎이다.

평일 저녁이나 주말 2~3시간 동안 8~14명의 이성을 만날 수 있다. 10분 단위로 자리를 바꿔가며 짤막한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다. 일 대 일, 다 대 다는 물론 연령대별, 돌싱 전용 등으로도 세분화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회원 가입 단계에서 신분증과 재직증명서, 사진 등을 내야 한다. 나이, 키, 몸무게 등 기본 정보도 필수다. 일부 업체는 더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기도 한다. 외모, 자산, 경력 등을 확인해 특정 기준을 충족한 참가자에게만 소정의 등급이나 배지를 부여하고 별도로 관리한다.

8대 전문직(회계사 변리사 법무사 세무사 노무사 관세사 감정평가사 변호사)이나 공기업·대기업 직장인, 고소득 사업가, 명문대 졸업생, 인플루언서 등이 대상이다. 연봉 7000만원 이상(20대) 또는 1억원 이상(30대), 본인 명의 부동산 보유 등 소득·재산 요건을 요구하기도 한다. 업체들은 허위 참가를 막고 매칭률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신원 검증 절차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특정 조건으로 필터링해 이성을 추천받을 수 있는 모바일 데이팅 앱도 인기를 끌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더멤버스 등 남녀 매칭 앱의 월간활성이용자(MAU) 평균치는 2024년 6069명에서 지난해 6978명으로 약 15% 늘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일부 행사는 재참여율이 50%를 넘을 정도로 반복 참여자가 많다”고 했다.

행사 콘셉트도 다양한 편이다. 단순 대화 중심에서 벗어나 전시, 영화, 와인 등을 결합한 체험형 로테이션 소개팅도 등장했다. 빵을 굽기도 하고 미술 전시회를 통째로 빌려 진행하는 등 각양각색이다. 에세이를 읽고 토론하는 ‘에세이팅’, 사주를 기반으로 매칭하는 ‘사주팅’ 등도 호응을 얻고 있다.
◇소개팅도 가성비 좇는 2030
2030세대가 꼽는 로테이션·조건 검증 소개팅의 최대 장점은 가성비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 로테이션 소개팅에 참가한 30대 직장인 정모씨는 “평범한 소개팅 한 번 나가더라도 보통 5만~10만원은 쓰는데 같은 값에 여러 명을 만날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참가자 사이에서 민감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업체가 대부분 영세한 데다 심지어 개인이 부업으로 운영하는 곳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식 결혼정보업체로 등록해 운영하거나 사전에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를 받는 곳을 골라야 낭패를 겪지 않을 것이란 조언도 나온다.

로테이션 소개팅 업체 모먼트의 관계자는 “관련 서비스 제공 업체가 우후죽순처럼 늘면서 참가자들도 신뢰할 수 있는 곳인지 먼저 확인한 뒤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며 “행사를 철저하게 익명으로 진행하고 남은 인적사항 메모지나 프로필 카드 등은 즉시 파쇄하는 등 개인정보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리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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