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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유조선 7척 갇혀…반도체 헬륨 수급도 비상

입력 2026-03-05 17:53   수정 2026-03-05 19:01


중동 사태 여파로 국내 유조선 7척이 호르무즈해협에 묶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 물류비 상승은 물론 반도체업계로까지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 핵심 소재인 헬륨 조달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경제계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5일 전달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재정경제위원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중동 현안 관련 긴급 간담회’를 열고 중동 사태 영향에 관한 기업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LG,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주요 기업 관계자가 참석했다. 업계는 호르무즈해협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국내 유조선이 7척이라는 사실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7척 가운데 일부 선박은 약 200만 배럴의 석유를 싣고 있다고 한다. 200만 배럴은 국내 하루 원유 소비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정부의 석유 비축량은 약 208일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당장 에너지 수급에는 큰 차질이 없지만, 중동 사태가 장기화하면 중동산 원유 공급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전체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상당수 물량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해야 한다. 이날 경제계 요청에 따라 정치권은 산업통상부에 국내 업종별 에너지 수요를 파악해 수요 맞춤형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하기로 했다.

선박 일정이 지연되면 반도체 단가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외교통일위 소속 김영배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업계는 헬륨의 90%를 카타르에서 조달하고 있다. 헬륨은 노광장비 냉각, 웨이퍼 누설 테스트 등에 쓰이는 반도체 필수 소재다. 중동 주요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멈출 가능성도 있다. 이란으로부터 미사일 공격을 받은 아랍에미리트(UAE)가 대표적 사례다. 김 의원은 “UAE를 중심으로 향후 10여 년 내에 7~8기 데이터센터가 건설될 예정이었는데, 차질이 생기면 반도체 공급·수요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했다.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 가격 상승도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비용 부담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내에서 사용된 나프타는 총 4억3461만 배럴로, 이 중 약 1억4489만 배럴이 중동 국가에서 수입됐다. 국내 정유사가 자체 생산한 나프타를 공급받더라도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 나프타 가격이 올라 산업 전반의 원가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박의명/최해련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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