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8년 글로벌 지능 위기’란 제목의 시트리니리서치 보고서는 기업 업무를 돕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로 인해 근로자가 일자리와 소득을 잃고, 순차적으로 소비가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잠도 자지 않고 일하고, 건강보험료 비용 부담도 없는 AI 에이전트가 널리 쓰이면 일단 겉으론 국내총생산(GDP)이 늘어납니다. AI가 창출한 부(富)는 그러나 소득과 소비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름하여 ‘유령(ghost) GDP’가 되고, 이는 세계경제의 종말적 위기를 몰고 온다고 보고서는 주장합니다. ‘유령 GDP’란 총공급이 총수요보다 많은 ‘공급과잉’ 상황을 말합니다. 이게 과연 정통 경제이론에서 가능한 추론일까요?
역시 19세기 경제학자인 영국의 데이비드 리카도와 토머스 맬서스는 이를 두고 다시 논쟁을 벌였습니다. 리카도는 세의 법칙을 받아들여 “부분적 과잉(특정 산업의 과잉생산)은 있더라도 경제 전체의 일반적 과잉은 없다”고 봤습니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산업과 같은 특정 분야에서 과잉이 나타나더라도 그로 인해 절감된 비용이 다른 분야의 소비로 이어지기 때문에 경제 전체의 과잉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맬서스는 저축이나 소득분배 구조의 영향으로 “경제 전체적으로 수요 부족 또는 과잉생산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반론도 제기됩니다. 시장에선 공급과잉도 우려하지만, 혹여 AI 기업들의 투자자금이 바닥나지는 않을지 주목합니다. AI 투자가 공급과잉을 낳을지, 필요한 투자가 집행되지 않아 관련 기술개발이 더뎌질지 모르는 일입니다. 또한 GDP는 증가하는데 현금을 쌓아만 두고 소비는 붕괴한다면 디플레이션이 생길 겁니다. 그러면 GDP는 다시 줄어들게 되죠. 이런 관점에선 ‘증가하는 유령 GDP’라는 개념 자체가 모순이 됩니다.
금리, 채권 매매, 보조금 등 정책 수단을 가진 정부와 중앙은행의 존재도 있습니다. AI가 생산을 주도한다고 해서 소비가 감소하는 경제를 정부가 방치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이런 관점에선 AI발 종말론은 과장이고, 이런 논리 전개는 허구라고 봅니다.
장규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2. 고전학파 경제학은 완전경쟁시장을 가정한다. 또 다른 가정이 있다면?
3. 경제는 장기적으로 균형을 찾아간다. 현실에 맞는 설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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