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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화페인트, 삼성SDI에 반도체 소재 공급

입력 2026-03-06 10:08   수정 2026-03-06 10:17


국내 도료 기업인 삼화페인트공업이 반도체 소재 시장에 진출했다. 삼화페인트는 삼성SDI와 공동으로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의 핵심 소재인 고성능 MMB(Melt Master Batch) 개발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양산 및 공급에 들어갔다고 6일 밝혔다.

이번 공급은 양사가 지난해 4월 반도체 패키징용 에폭시 밀봉재인 EMC(에폭시몰딩 복합수지) 조성물 공동개발에 합의한 지 약 1년 만에 낸 성과다. 삼화페인트가 개발한 MMB는 삼성SDI에 공급해 신규 출시된 모바일 기기의 핵심 부품인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패키징에 적용된다.

반도체 패키징은 회로가 새겨진 칩을 외부 충격이나 습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밀봉하는 공정이다. 이때 사용되는 핵심 재료가 EMC이다. MMB는 이 EMC를 제조하기 위한 전 단계의 반제품이다.

MMB의 품질이 반도체의 최종 성능과 수명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삼화페인트 측은 이번 모바일 AP 적용을 시작으로 향후 AI 서버용 DRAM 및 NAND 메모리 시장으로 공급 범위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최근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에 따라 반도체는 미세화와 고집적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칩을 겹겹이 쌓아 올리는 구조가 보편화되면서 발열로 인한 내구성 저하와 전력 소비 증가는 업계의 고질적인 난제로 꼽혀왔다. 특히 패키징 과정에서 열팽창 계수 차이로 인해 기판이 휘어지는 '휨 현상'은 수율 저하의 주원인이었다.

삼화페인트와 삼성SDI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드라이 블렌드(단순 물리 배합)' 방식을 벗어났다. 대신 특수 수지와 첨가제 등을 직접 합성하는 '선반응 기술'을 적용했다. 화학적 결합으로 열과 습기에 강한 특성을 확보해 반도체의 휨 현상을 효과적으로 방지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반도체 소재는 극소량의 이물질로도 불량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정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삼화페인트는 고순도 MMB 생산을 위해 전용 반응 설비와 분쇄기, 필터링 시스템을 갖춘 독자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하이엔드 반도체 공정에서 요구하는 엄격한 이물질 관리 체계를 도입해 제조 수율을 높이고 불량률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했다. 해외 글로벌 화학 기업들이 주도해온 반도체 패키징 소재 시장에서 국내 중견 기업이 기술 자립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신사업은 건설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다각화로 풀이된다. 주력 사업인 건축용 도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수익성이 높고 전방 산업의 성장세가 뚜렷한 전자재료 및 에너지 소재 분야로 사업 구조를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삼화페인트는 현재 MMB 외에도 이차전지 소재, PCM(컬러강판) 리밸런싱 사업 등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이번 MMB 양산은 삼화페인트의 기술력이 글로벌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도료 영역을 넘어 글로벌 종합 화학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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