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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강남·양천 소각장 멈춘다…직매립 금지 탓에 수도권 처리공백

입력 2026-03-06 14:41   수정 2026-03-06 18:00



수도권 쓰레기 직매립 금지법이 시행된 지 64일 만에 서울시 폐기물 처리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 최대 공공 소각시설인 강남자원회수시설이 5월부터, 양천자원회수시설이 내달부터 대정비에 들어가면서 강남과 양천 11개 자치구의 생활폐기물 처리에 공백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다른 공공 소각장과 민간 위탁처로 물량을 나누고 남는 물량은 예외적으로 직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발생 물량의 절반 가까이가 갈 곳을 잃을 위기에 직면했다. 정부가 소각 인프라 확충 없이 직매립 금지를 강행한 탓에 서울의 쓰레기 대란이 촉발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4개 소각장 모두 정비…연중 비상체제 불가피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 4개 공공 자원회수시설의 하루 처리용량은 총 2850t이다. 양천 400t, 노원 800t, 강남 900t, 마포 750t 규모다. 평균 가동 연수는 26년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강남시설은 강남 강동 관악 광진 동작 서초 성동 송파 등 8개 자치구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서울 최대 시설이다. 이 시설이 오는 5월 24일부터 7월 22일까지 60일간 대정비에 들어간다. 실제 반입 중지 기간은 6월 4일부터 7월 5일까지 32일이다. 직매립 금지 시행 이후 처음 맞는 대형 소각시설 정비다.

문제는 대체 처리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강남권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양천, 노원, 마포 등 다른 공공 소각장으로 일부 넘기고, 나머지는 민간 소각장과 위탁 계약을 맺은 지방 시설로 분산 처리하는 방안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남는 물량은 지난해 말부터 손질한 시행령에 따라 수도권매립지에 예외적으로 직매립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 예외 반입 카드만으로는 급한 불을 끄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서울시 안팎에선 정비 기간 강남권에서 나오는 쓰레기 가운데 40~50%가량이 새 처리처를 찾지 못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직매립 예외 허용 규모는 이보다 훨씬 적어 실제론 부족분의 30% 안팎만 받아주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위기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올해 서울 4개 공공 자원회수시설은 모두 대정비나 소정비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양천시설은 4월 19일부터 6월 2일까지 45일간 대정비에 들어가며 반입 중지 기간은 4월 15일부터 5월 21일까지 37일이다. 노원시설은 9월 5일부터 10월 29일까지 55일간 대정비를 실시하고 반입 중지 기간은 9월 13일부터 10월 6일까지 24일이다. 마포시설도 10월 21일부터 12월 5일까지 46일간 대정비가 예정돼 있고 반입 중지 기간은 10월 21일부터 11월 28일까지 39일이다. 강남시설은 11월 16일부터 12월 6일까지 소정비를 하면서 하루 처리량을 700t으로 제한한다.

마포 현대화도 첫걸음…유예 검토 없인 대란 불보듯

서울시가 추산한 4개 시설 정비기간 중 수도권매립지 예외 반입 필요량만 약 9만5000t에 이른다. 서울의 폐기물 처리체계가 사실상 연중 비상운영 체제에 들어가는 셈이다. 시설 노후화도 심각하다. 양천시설은 1996년 가동을 시작해 올해 30년째이고 노원은 29년, 강남은 24년, 마포는 21년 됐다. 정비가 갈수록 잦아질 가능성이 크지만 이를 대체할 신규 공공 소각 인프라는 사실상 없다.

서울시가 꺼내든 해법은 '기존 자원회수시설 현대화'지만 사실상 해결책이 되긴 어려운 상황이다. 시는 최근 강남, 노원 소각장 현대화 타당성 연구용역을 발주했지만 실제 증설이나 현대화 공사까지는 갈 길이 멀다. 예산 확보와 주민 협의, 각종 인허가, 공사 기간까지 감안하면 최소 7년 이상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화 추진의 변수는 마포구 주민들의 반발이다. 신규 소각장 추진 당시 거센 반대가 있었던 만큼 현대화 과정에서도 주민들의 반대 움직임이 다시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가 시설 현대화를 추진하더라도 지역 갈등을 넘지 못하면 일정은 더 밀릴 수 있다. 그 사이 서울은 노후 소각장을 돌려가며 쓰고 민간 위탁과 예외 직매립으로 버티는 불안한 구조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폐기물 업계와 행정 현장에선 직매립 금지법의 단계적 유예를 공개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충분한 소각 인프라 없이 정비 때마다 예외 직매립 허용 여부를 두고 줄다리기하는 구조로는 서울의 쓰레기 대란을 막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제도 취지만 앞세워 현실을 외면하면 대란은 특정 시기의 사고가 아니라 상시적 위험이 된다고 경고했다. 김주원 전 환경부 중앙환경정책위원은 "직매립 금지 시대를 열려면 먼저 안정적인 공공 처리능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정부가 제도만 밀어붙인다면 쓰레기 혼란이 서울 전역으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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