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06일 15:2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채비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뚫고 증시에 입성할지 주목된다.
최근 정부의 강력한 지원책과 전방 시장의 회복세가 맞물리며 분위기는 반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채비 기업공개(IPO)가 한동안 얼어붙었던 국내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생태계에 속한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전방시장 전기차 판매량 ‘급등’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채비의 상장 예비심사에 7개월 가까이 시간을 들인 배경에는 전기차 수요 정체에 대한 우려가 컸다. 2021~2022년을 전후해 나타난 전기차 신규 등록 정체 현상이 산업 전반의 리스크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IPO 시장에서도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기점으로 다수의 전기차 생태계에 속한 기업들의 상장 도전이 이어졌으나, 케즘 우려가 불거지며 2024년부터는 발길이 거의 끊겼다.
최근 국내 전기차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면서 거래소도 채비의 상장 적격성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5년 국내 전기차 연간 판매대수는 21만6000대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이어 올해 1월 판매대수는 1만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507.2% 폭증했다. 통상 1월이 보조금 미확정으로 인한 ‘판매 절벽’ 시기임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기록이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정책 영향이 컸다. 정부는 2030년 신차의 50%를 전기·수소차 등 무공해차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에 올해 전기차 보조금 예산은 전년 대비 7.5% 확대된 15조9160억원으로 편성됐다. 기존 내연기관차를 폐차하거나 매각한 후 전기차를 구매할 때 최대 100만원을 추가 지원하는 ‘전환지원금’이 신설되면서, 중형 전기승용차 기준 최대 보조금은 기존 약 580만원에서 약 680만원으로 늘어났다.
충전인프라 사업자에 대한 보조금 정책의 변화도 채비에 호재다. 정부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한 보조금 및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최근 정부는 무분별한 보조금 지급을 줄이기 위해 보조금 지원 요건에 운영 및 유지보수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미 충전기 제조와 운영 사업을 수직 계열화한 채비가 한층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흑자 전환 로드맵 '관건'
수익성 확보는 채비가 넘어야 할 최대 과제로 꼽힌다. 지난 3년간 연평균 약 20%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몸집을 키웠으나, 인프라 선점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선제적 투입 비용 탓에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상장 심사 과정에서 거래소 역시 흑자 전환 시점과 수익 구조의 지속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채비는 독보적인 기술력과 글로벌 확장성을 앞세우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기아와의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쌓은 신뢰도와 독자 개발한 ‘AI 순차 충전 알고리즘’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와 동시에 북미 시장을 겨냥해 테슬라의 충전 표준인 NACS 대응 모델을 발 빠르게 보급하며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오는 2027년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대외 경제 환경도 변수로 꼽힌다. 최근 중동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면서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점은 IPO 흥행의 걸림돌로 꼽힌다. 최근 국제 유가 불안과 맞물려 '에너지 안보' 차원의 전기차 전환 명분은 강화됐지만, 유동성 위축 우려가 남았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전방 산업의 지표는 회복세가 뚜렷하지만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 탓에 기관들이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댈 수 있다”며 “결국 채비가 제시할 구체적인 흑자 전환 로드맵과 해외 수주 가시성이 공모가 산정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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