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학생이 교사 뒤에서 욕설을 의미하는 손짓을 하거나 때리는 시늉을 하는 영상이 빠르게 확산되며 교권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해당 영상은 "요즘 학생들 선생님한테 하는 짓"이라는 제목으로 퍼졌고 조회수 24만 회, 좋아요 3000개 이상을 기록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우리 어릴 때는 상상도 못 하던 일", "이 학생의 부모는 어떤 교육을 한 것이냐", "이 영상이 평생 꼬리표처럼 남았으면 좋겠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은 단순히 한 영상에 대한 분노에 그치지 않았다. 이를 계기로 교권 약화와 학생 지도 한계를 둘러싼 논쟁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실제 교육 현장에 있는 교사들은 학생들의 태도 변화와 지도 환경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한다.
경기 지역 중학교에서 13년째 근무 중인 교사 A씨는 "학생들이 과거보다 예의가 없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며 "요즘은 가정에서도 아이를 하나 낳아 귀하게 키우는 경우가 많다 보니 '우리 아이 마음 상하게 왜 그런 걸 시키느냐', '왜 우리 애한테만 그러느냐'는 식의 민원이 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분위기 때문에 교사들이 학생 지도를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도를 하지 않으면 결국 아이에게도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울 지역 초등학교 교사 B씨는 "요즘은 초등학교에서도 일기 쓰기나 맞춤법 받아쓰기 같은 기본 활동조차 학부모 민원을 우려해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열심히 지도하는 교사일수록 '왜 그런 활동을 시켜 우리 아이에게 수치심을 줬느냐'며 소송에 휘말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B씨는 "결국 교사들이 방어적으로 교육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고 있다"며 "일부 학생의 문제 행동 때문에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피해는 다른 학생들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서울 소재 고등학교에서 22년째 근무 중인 교사 C씨는 "학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예의 없는 학생들이 예전보다 늘어난 느낌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 D씨 역시 "대다수 학생이 그렇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기본적인 예의가 부족한 경우를 종종 느낀다"며 "공부 성적과 별개로 사회성이 부족한 학생들도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 조사에서도 학생 지도 과정에서 갈등과 긴장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지난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학생 지도 과정에서 욕설을 들은 경험이 있다는 교사는 67.7%에 달했다. 학생에게 물리적 폭력을 당할 수 있다고 느낀다는 응답은 76.8%, 실제로 물리적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교사도 22.9%였다.
학생 지도가 단순한 생활지도 차원을 넘어 교사의 신체적·정서적 안전 문제로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지난해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수업 중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던 학생이 이를 제지한 교사의 얼굴을 휴대전화로 가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강서양천교육지원청 교권보호위원회를 통해 해당 학생에게 강제 전학 처분을 내렸다. 교육활동 침해 학생에 대한 조치 가운데 전학은 6호에 해당하는 중징계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중징계가 내려져도 교사들이 체감하는 보호 수준은 여전히 낮다"는 반응이 나온다.

교사의 무력감을 풍자하는 게시글도 이런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요즘 교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체벌은 '그냥 냅두기'"라는 내용의 게시글이 확산했다.
학생을 적극적으로 지도했다가 민원이나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차라리 손을 놓는 것이 교사 입장에서는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는 자조가 담긴 표현이다.
교육 현장에서 교사의 지도 행위 자체가 점점 위축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인권 보장을 명목으로 체벌이 금지되면서 교사의 권위가 지나치게 약해졌다", "선생님이 학생에게 조롱받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교육이 가능하겠느냐", "교사들 손발은 다 묶어놓고 높은 도덕성과 책임만 요구하는 사회"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반면 "교사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학교가 학교답지 않은 경우도 많다"는 반박도 적지 않았다. 교권 약화의 책임과 원인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동시에 터져 나온 셈이다.
실제로 교직을 진로로 고민하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2023~2024년 전국 교육대학교 재학생의 학업 중단율은 4.2%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교대생 100명 중 4명 이상이 학업을 중도에 포기했다는 의미다.
교사 임용시험 응시자 수도 감소 추세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교사 임용시험 응시자는 5만8608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 7만9779명과 비교하면 4년 사이 2만 명 이상 줄었다.
교대 자퇴생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국 10개 교육대학교와 이화여대·제주대·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자퇴생은 2021년 366명에서 2023년 586명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도 516명을 기록했다. 학교별로는 경인교대가 101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교대가 82명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의 한 상위권 사범대에 재학 중인 대학생 신모 씨(21)는 "교권 침해 문제나 학부모 민원 문제로 교사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진로를 다시 고민하게 된다"며 "학생 수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교사라는 직업의 미래에 대해 생각이 많아진다"고 말했다.

최근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 사건이 반복되면서 교사들이 심리적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사 개인의 인내나 희생에 기대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상황이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다만 이 문제를 단순히 "요즘 학생들 문제"로만 일반화하는 데는 경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든 학생이 무례해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학교별·지역별 차이도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학생 태도 변화, 학부모 민원 증가, 교사 지도권 위축, 제도적 보호 한계 등 복합적인 문제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데에는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김희정 교사노동조합 대변인은 "교권 문제는 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인 것 같다. 교권보호위원회라는 창구가 마련돼 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교권 침해가 발생하면 교권보호위원회로 넘어가지만 위원회 구성에서 교사의 비율이 상당히 낮다. 외부 인사나 교장 등이 많다 보니 현장 교사들이 체감하는 상황과 위원회의 판단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권보호위원회를 신청해도 '조치 없음'으로 끝나는 경우가 있고 학생부 기록 문제는 입시와 직결되다 보니 학부모들이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결국 시스템은 갖춰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운영에서는 형식적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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