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다주택자와 1주택자를 겨냥해 세금·대출 규제를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자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아파트값이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외곽 지역에서는 무주택 청년층 등의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실거래가가 대출 규제를 피할 수 있는 15억원 밑으로 수렴하는 ‘키 맞추기’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강북구 미아동, 성북구 돈암동 등에서는 여전히 10억원 미만인 중저가 단지가 적지 않아 관심을 끈다.
정부가 작년 ‘6·27 대책’을 통해 가격대별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차등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억원 이하 아파트 매매 때 최대 6억원을 빌릴 수 있다. 15억~25억원이면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까지 가능하다. ‘최대 대출’이 가능해 자금 조달 우려가 비교적 작은 15억원 이하 물건에 매수가 몰리고 있다. 자연스레 이 가격대 물건이 많은 서울 외곽에서 거래가 활발할 수밖에 없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은 노원(547건), 성북(299건), 은평(246건) 등 순으로 많았다.
문제는 기존에 10억원대 초중반에서 거래되던 외곽 아파트 몸값이 15억원으로 키 맞추기를 해 매매 문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기준 강남(-0.07%), 송파(-0.09%), 용산(-0.05%) 등지의 아파트 가격이 내려갈 때 동대문(0.20%), 성북(0.19%), 노원(0.12%) 등은 크게 올랐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가격 상승이 막 시작된 외곽·중저가 지역은 전·월세 매물 감소 추세가 상대적으로 빠르고 무주택자 등 실수요 유입이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상계주공6단지’(2646가구) 전용 59㎡는 지난달 7억1000만원에 매매됐다. 상계동 일대 단지는 지하철 4호선과 7호선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데다 학원가가 가깝다는 점 때문에 학부모 사이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재건축 등 개발 호재가 뚜렷한 월계동 ‘미미삼’(미성·미륭·삼호3차)은 가격대가 좀 더 높다. 하지만 아직 10억원 미만에 구입할 수 있다. 미성 전용 50㎡는 지난달 9억8000만원에 팔렸다. 미륭 전용 51㎡는 9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면적이 좀 더 큰 삼호3차 전용 59㎡는 최근 실거래가가 11억원에 달한다.
대형 평형이 10억원 미만인 단지도 있다. 성북구 돈암동 ‘한신한진’(4509가구) 얘기다. 전용 152㎡ 5층 물건이 지난달 9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전용 132㎡ 실거래가도 9억원 선이다. 성신여대입구역(4호선·우이신설선)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초등학교도 가깝다. 한강 이남에선 강남권 접근성이 좋은 관악구가 주목을 끈다. 봉천동 ‘관악드림타운’(3544가구) 전용 59㎡가 올해 들어 총 5건 손바뀜했다. 모두 9억원대 후반이었다. 5억원으로 전용 44㎡를 구입할 수 있는 구로구 구로동 ‘구로두산’(1285가구)도 인기다.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과 가깝다.
이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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