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호영 국회부의장(국민의힘·대구 수성갑)이 6일 대구 지역사무실에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대구지부 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대구의 구조적 위기를 타개할 핵심 방안으로 법인세·상속세 지역 차등 부과를 재차 강조했다.
주 부의장은 "대기업 유치를 선거 공약은 거짓말"이라며 세제 개혁 없이는 지역 경제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주 부의장은 지방자치 30년을 통틀어 대구에 유치된 대기업이 사실상 현대 로보틱스 하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최태원 SK 회장을 단독 사면할 때도 대구에 기업 하나 못 가져왔다"면서 "대구시장 선거에 나온 사람 중 대기업 유치하겠다는 사람의 말은 전부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기업 유치의 핵심 변수는 땅값·노동력·세금 세 가지인데, 토지와 노동력에선 경쟁력이 없고 세금만이 현실적인 수단이라는 게 주 부의장의 진단이다. 그는 "수도권 기업이 내는 국세의 80%가 수도권에서 나온다"며 "수도권 법인세를 1% 올려 그 재원으로 지방 기업에는 4%를 깎아주면 5%포인트 차이가 생기고, 이것이 기업의 자발적 이전을 유도하는 유일한 동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속세 차등 적용 방안도 꺼냈다. 주 부의장은 "지방 소멸 지역이나 낙후 지역에서 일정 기간 이상 기업을 운영하면 상속세를 면제해 주는 방식은 효과가 대단히 크다"며 "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 총수들이 상속 문제로 고민하는 시점에 이런 조건을 제시하면 충분히 이전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구상이 이미 정책 의제로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주 부의장은 "지난달 4일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에서 먼 곳일수록 세금을 차등 깎겠다'고 발언했고, 내가 국회에서 김민석 총리에게 준비 상황을 물으니 팀을 꾸려 시뮬레이션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주 부의장은 "이 방법만이 수도권 과밀화, 집값, 저출산, 지역 소멸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TK 통합, 3월이 분수령... "통합 못 하면 경북 8개 시군 소멸"
주 부의장은 대구·경북 행정 통합 문제에 대해서도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오는 12일과 26일 국회 본회의가 열리고, 통합특별시 선거를 치르기 위해선 선거관리위원회 기준으로 4월 초가 처리 마감 시한이라고 설명하면서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통합의 실익에 대해선 수치를 제시했다. "대구시 예산 11조 7000억과 경북 예산 13조를 합치면 25조인데, 통합 시 비용의 15%가 절감돼 3조 이상이 누적된다"면서 "더 중요한 것은 현재 대구시장이 정책 사업에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이 2000억~3000억원에 불과한데, 통합하면 연 5조씩 4년간 지원받아 자기 사업비의 10배 가까운 재원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반면 통합이 거부되면 대가가 혹독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통합하지 않으면 경북 22개 시군 중 8개가 20년 안에 소멸한다"면서 "광주·전남은 이미 통합이 완료됐다. 통합 아이디어는 우리가 먼저 냈는데 이제 뒤처졌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박기현 지부장은 "광주·전남이 먼저 통합을 완료한 마당에 아이디어를 먼저 낸 대구·경북이 뒤처지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통합을 촉구했다.
인구 유출 문제도 집중 거론됐다. 대구·경산 지역 대학생이 2만 명에 달하지만 졸업 후 대부분 수도권으로 떠난다는 점에서 지역 청년 정착 인센티브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제기됐다.
손종락 경북대 명예교수는 "대구 근무자에게 세금 감면 혜택을 주면 청년들이 굳이 수도권으로 떠날 이유가 없다"고 제안했다. 지역 기업 임원도 "반도체·자동차 분야 우수 인력이 모두 서울로 가버린다"며 "지방 기업 취업 시 인센티브를 연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경북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를 AI 인재 양성 대학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경북대와 전북대 AI 중심 대학으로 만들고 총 1조 원 예산 제안
주 부의장은 "작년 10월 정동영 장관이 경북대와 전북대를 각각 AI 중심 대학으로 만들자며 각 5000억원씩 1조 원 예산을 제안했고, 경북대 총장과 협의까지 진행됐으나 예산이 스톱됐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현재도 전기전자공학부의 AI 인재 양성 대학 전환 계획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주 부의장은 대구의 구조적 한계도 솔직하게 짚었다. "대구는 전국에서 정착민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라며 "그만큼 외지인에게 배타적이라는 인상을 주고, 개방성을 키우지 않으면 인구 유입도 기업 유치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지하철·버스 적자만 연 수백억에 달하고, DRT(수요응답형 교통) 도입 등 개혁 과제마다 기득권 저항이 엄청나다"면서 "누가 대구시장이 되든 기득권과 싸울 각오를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시민들이 불편함을 감수하며 응원해 줘야 변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과총은 통합 국제공항 건설, UN 대학 유치, AI·로봇·미래 모빌리티 등 5대 과학기술 육성과 외국인 정착촌 개발, 고속도로 톨게이트 폐지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제안했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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