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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에 석유화학 '셧다운' 우려…여천NCC, 첫 공급 불가 선언

입력 2026-03-06 19:05   수정 2026-03-06 19:07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원료 수급 비상이 걸렸다.

국내 최대 에틸렌 생산시설인 여천NCC가 처음으로 공급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하면서 업계 전반으로 생산 차질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6일 석유화학 업계·외신 등에 따르면 여천NCC는 지난 4일 주요 고객사들에 제품 공급 이행 지연 및 물량 조정을 통보하며 공급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호르무즈 해협 항로가 사실상 막혀 중동산 나프타 수입이 중단된 데 따른 조치다.

여천NCC는 연간 229만톤 규모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 설비로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공동 투자해 설립한 합작사다.

업계 구조조정 여파로 지난해 말 3공장이 가동을 중단했고 현재는 1·2공장만 운영 중이다.

회사 측은 고객사에 보낸 서한에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갑작스럽게 고조되면서 원자재 조달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3월 인도 예정이던 나프타 선적 도착이 크게 지연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 이후 국제 나프타 가격도 2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료 확보가 불안해지면서 여천NCC는 1·2공장 가동률을 최소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가항력 선언은 전쟁이나 천재지변 등 통제 불가능한 외부 요인으로 계약 이행이 어려울 때 공급 지연에 대한 책임을 면제받기 위해 기업이 취하는 조치다.

석유화학 업체는 공급 차질이 예상될 경우 고객사에 즉시 이를 통보해야 한다.

중동발 원료 수급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석유화학업계 전반이 가동 중단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의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은 약 70%에 달하며 상당수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들어온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나프타 재고는 약 2주 분량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나프타는 플라스틱·합성수지·합성섬유 등을 생산하는 핵심 원료여서 공급이 흔들릴 경우 화학제품 생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약 80% 수준인 NCC 평균 가동률이 60~70%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NCC로부터 기초유분을 공급받는 다운스트림 화학기업들의 생산과 수익성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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