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중동 전쟁 여파로 급등하며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12.21% 상승한 배럴당 90.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주간 기준으로 35.63% 급등하며 1983년 이후 선물 거래 사상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의 5월 인도분 선물 종가도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배럴당 8.52% 오른 92.69달러에 마감했다. 2022년 3월 이후 일일 최대 상승 폭이다. 주간 상승률은 28%에 달한다.
국제 원유의 약 5분의 1을 책임지는 호르무즈 해협을 이란이 봉쇄했고, 이로 인해 원유 수송이 막히면서 쿠웨이트 등 중동 국가들의 저장시설은 포화 상태에 달했다. 결국 일부 국가들이 유전의 생산량까지 줄이게 되자 국제유가는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에너지컨설팅회사 크플러는 쿠웨이트가 생산량 감축에 착수했다는 징후를 포착했다며, 그렇지 않으면 약 12일 안에 저장시설이 가득 차기에 쿠웨이트는 향후 며칠 내에 생산량을 더욱 줄여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3주 안에 저장시설이 한계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라크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시작된 지난 28일 이후 자국 최대 유전인 루마일라 유전에서 하루 70만 배럴, 웨스트쿠르나2 유전에서 46만배럴의 원유를 감산했다고 지난 3일 밝힌 바 있다. 유조선이 이동하지 못할 경우 며칠 내로 하루 생산량을 300만 배럴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상황이 단기간에 진정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과의 합의는 '무조건 항복' 외에는 없을 것"이라며 중·장기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시장에서는 유가 상승이 계속될 경우 인플레이션을 감당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4대 대형 무역회사 임원들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고 보도했다.
사드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 장관은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원유 가격은 몇주 안에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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