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남도 거주 청년 여성 10명 중 약 4명이 지역 이탈을 고민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들은 일자리의 '양'보다 '질'적 미비와 육아·돌봄 인프라 부족을 주요 이주 원인으로 꼽아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박해인 충청남도 청년네트워크 주거복지분과장은 5일 충남도의회 세미나실에서 열린 ‘청년여성이 선택하는 충남 만들기 정책 마련 전문가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충남 청년여성 정주 및 이주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충남 거주 청년 여성 14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응답자의 65%가 30대, 66%가 기혼 및 자녀가 있는 가구로 구성되어 실제 지역 정착 단계에 있는 핵심 연령층의 목소리를 반영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7%가 현재 타 지역으로의 이동을 고민하고 있는 ‘잠재적 이탈 위험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 분과장은 이를 "단순한 불만족을 넘어 더 나은 기회가 주어지면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된 유동적 정주 집단"이라 규정하며, 이들이 지역에 안착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정책 개입의 '골든타임'임을 강조했다.
청년 여성들이 정착을 주저하는 가장 큰 원인은 '여성 친화적 일자리 부족(38%)'과 '낮은 임금 수준(32%)'이었다. 특히 지역 내 여성 일자가 충분한지에 대한 질문에 '충분하다'는 응답은 단 8%에 불과했으며, 절반에 가까운 49%가 '부족하다'고 느껴 체감상의 괴리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박 분과장은 "단순 취업처가 아닌 전문직, IT, 기획 등 경력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고부가가치 직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일자리 개수를 늘리는 정책에서 벗어나 경력 지속이 가능한 '질적 개선' 중심의 정책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이주를 고려하는 구체적인 배경으로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33%)' 외에도 '육아 및 돌봄 환경 부족(29%)'과 '문화·여가 인프라 부족(29%)'이 동일한 비중으로 높게 나타났다. 설문에 참여한 여성들은 "아이가 아플 때 갈 병원이 부족하다", "퇴근 후나 주말에 즐길 문화 공간이 없어 정서적 고립감을 느낀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는 청년 여성의 정주 문제가 단순히 경제적 요인을 넘어 교육, 의료, 문화가 결합된 '삶의 질'의 문제임을 시사한다.
박해인 분과장은 "정착은 단순한 주소지 이동이 아니라 일과 육아, 생활이 지역에 뿌리내리는 과정"이라며, 공공 데이터가 보여주는 거시적 구조와 현장에서 느끼는 삶의 구조 사이의 간극을 메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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