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원·달러 환율 일일 변동성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6일까지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일일 변동폭은 평균 13.2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 외환시장 주간 거래(오전 9시∼오후 3시30분) 기준이다.
과거 월별 일평균 변동폭과 비교하면 코로나19 공포가 고조됐던 지난 2020년 3월의 13.8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월별 일평균 변동폭이 10원을 넘은 경우는 드물다. 미국의 상호관세 충격에 환율이 급등락했던 지난해 4월에도 9.7원에 그쳤다.
최근 변동률도 이례적으로 높았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의 일일 변동률은 평균 0.91%로, 이 역시 2020년 3월의 1.12%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해 12월 0.36%에서 올 1월 0.45%, 2월 0.58%에 이어 석 달째 눈에 띄게 변동률이 높아지는 흐름을 이어왔다.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주요 통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나타낸 가운데 원화는 최약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해당 기간 원화 가치(한국 종가 기준)는 달러 대비 2.8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유럽연합 유로(-1.69%) 호주 달러(-1.24%) 일본 엔화(-1.21%) 스위스 프랑(-1.02%) 영국 파운드(-0.84%) 중국 역외 위안(-0.81%) 등 주요 통화가 모두 하락했으나 원화보다는 선방했다. 캐나다 달러는 0.03% 상승했다.
이란 사태 이후 환율 변동성은 야간 거래(오후 3시30분∼다음날 새벽 2시)에서 큰 폭으로 확대되는 경향을 반복했다. 지난 3일엔 0시22분 1505.8원까지 치솟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12일(장중 최고 1500.0원) 이후 처음으로 1500원을 찍었다.
지난 6일 새벽 1시27분에도 1486.4원까지 뛰었고, 같은 날 밤 11시9분 1495.0원으로 다시 1500원에 바짝 다가섰다. 주간 거래 종가보다 20원 넘게 오르기를 되풀이한 셈이다.
야간 거래 참여자가 주간보다 많지 않고, 유동성도 상대적으로 풍부하지 않아 소규모 주문에도 환율이 크게 움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이 주간보다 제한적인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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