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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서울 이런 주택 공급난 처음…경제전문가로 해결 자신"

입력 2026-03-08 15:29   수정 2026-03-08 15:39


“서울에 살면서 이렇게 가파른 주택 공급 절벽을 본 적이 없습니다. 전세 품귀, 월세 폭등을 못 견디고 시민들이 서울 밖으로 쫓겨나고 있습니다."

보수 후보 중 가장 먼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의 최대 현안은 주택 공급절벽 등 부동산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전 의원은 "600년 역사의 수도인 서울은 규제가 심하고 땅을 찾을 수 없어서 재개발·재건축에 목숨을 걸어야 주택이 공급되는 구조"라며 "사업성을 높여주는 조치들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6년 서울공동주택 입주 물량은 2만7000여 가구로 작년(4만6710가구)의 절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내년 입주 물량은 1만7000여 가구로 더 줄어든다. 윤 전 의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이자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역임한 '경제통'으로 21대 국회의원(서울 서초갑)을 지냈다. 지난 대선 패배 이후 당 혁신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용적률 최대치로 올릴 것...정비사업 활성화로 서울시 최대 현안 주택 공급난 해소"
그는 "서울시가 '생활비 비싼 도시', '집값 비싼 도시'가 돼 인구가 쫓겨나다시피 하면서 인구 1000만명에서 900만명의 '저무는 도시'가 되고 있다"며 "이러한 절박함을 느끼고 해결할 수 있는 경제전문가가 시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부동산 가격에 대해서도 "이재명 정부의 정책이 이전 노무현·문재인 정부와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KB부동산·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상승률은 과거 노무현 정부 때 56.6%, 문재인 정부 때 62.2%를 기록했다. 이명박 정부(-3.0%), 박근혜 정부(10.4%), 윤석열 정부(-4.9%) 등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그는 "해외 주요 도시 역시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서울시는 부동산 가격이 주민 소득에 비해 너무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 전 의원은 그 해법으로 '부동산 닥공(닥치고 공급) 3종 세트'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구체적으로 △용적률 500% 제4종 일반주거지역 도입 등 정비사업 점핑 프로젝트 △공공 기여 국민투표제를 통한 정비사업에 대한 주민 직접 결정 구조 형성 △종로·을지로 등 공실 업무·상업 공간 전면 개방 등을 통해 공급난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1·29 부동산 대책을 통해 수도권에 주택 6만호 공급 계획을 발표했지만, 과천 태릉 등 주민들의 반발이 심해 해법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그는 "용적률을 가능한 한 최대치로 올리는 것은 서울시장의 고유 권한"이라며 "용적률 최대 500%의 4종 일반주거지역 도입도 이재명 대통령의 과거 공약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중앙정부를 설득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또 주택 정비사업의 최대 장벽인 관치행정을 끝내기 위해 ‘공공기여 주민투표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그는 "압구정 3구역에서 진행한 6000여세대 재개발 사업도 서울시와 한강 공공 보행교 등 공공기여 갈등으로 2년간 지체됐다"며 "공공기여 항목과 방식을 서울시와 소통하되, 주민들이 직접 결정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전현직 시장을 모두 비판했다. 먼저 오세훈 현 서울시장에 대해선 "절박함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토지거래허가제를 강남 3구와 용산까지 확대한 것이 오 시장"이라며 "현 정부와 똑같은 철학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 유력 서울시장 후보자인 정원오 성동구청장에 대해서도 "성수전략정비구역이 10년간 표류해 현재 일부 지역이 슬럼화된 것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정 구청장의 공동 책임"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서울시민들에게 오 시장과 박 전 시장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면 '달라진 게 별로 없다'는 반응이 많다. 두 시장이 집권한 20년은 '잃어버린 20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박 전 시장은 시민단체 생태계로 '세금 나눠먹기'에 열중했고 오 시장도 마치 집 인테리어를 꾸미듯 서울시에 랜드마크 만들기에만 집중했다"고 했다.
서로 다른 노선 잇기만 해도 새노선 효과...'지하철 리셔플링'으로 환승 불편 해소
그는 부동산 다음으로 교통과 산업 관련 공약을 제시했다. 먼저 최소한의 예산 투입으로도 시민 수요에 맞게 노선을 재구성하는 '지하철 노선 리셔플링'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일명 교통 3.0 공약으로 시민들이 환승 없이 강북에서 강남까지 이동이 가능하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1970년대부터 시작된 1~9호선 지하철 확장을 '교통 1.0', 이명박 전 대통령이 버스와 지하철을 연결해 환승 할인 등으로 대중교통을 개편한 것이 '교통 2.0 시대'였다"며 "현재 잘 갖춰진 선로를 서로 연결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교통 3.0"이라고 설명했다. 수조 원을 투입해 장기간 땅을 파고 선로를 새로 까는 것이 아니라 군데군데 서울 다른 호선의 선로를 연결하고 지하철 배차시간을 조절해 마치 새노선과 같은 효과를 내자는 것이다. 그는 "서울 지하철 노선의 한계는 동북권 주민이 강남으로 가려면 시내로 가서 환승해야 하고 서북권 주민도 서남부로 갈 때 환승 때문에 둘러 가야 해 불편하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과 3호선 동대입구역은 서로 600m 거리라 선로를 연결하면 도봉·노원·강북·성북 150만 시민이 환승 없이 강남권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 지하철도 이런 방식으로 많은 노선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일부 여당 후보가 '무상교통' '공짜 버스' 등을 공약으로 내건 것에 대해선 "시장과 맞지 않는 허황된 매표전략"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아울러 ‘K-컬쳐 넥서스(서울팬덤 코엑스)’를 도봉구 창동에 건립하겠다고 공약했다. 문화콘텐츠와 연예기획, 유통, 관광, 게임, 화장품, 식품 등 K팬덤 전후방산업을 서울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에는 대기업 본사밖에 남지 않았고 대부분 제조시설은 지방으로, IT업체는 판교로 내려갔다"면서도 "서울은 최고의 대학들이 있어 인적 역량이 뛰어나고 600년 수도가 품고 있는 문화자산, 세계인과 교감하며 축적한 브랜드 가치가 커 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창동에 건립하는 이유에 대해 윤 전 의원은 "강북 30개 대학이 창동과 연결되기 쉬우며, 3만여명을 수용가능한 아레나가 건립 중이다”며 “K팝과 K푸드, K뷰티 등 K팬덤 전후방산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서울의 산업적 에너지를 재점화하는 ‘창동신경제’를 실현할 것"이라고 했다.
"결단하지 않으면 야당 심판받을 수도...복면가왕식 경선 방식 흥행 참패할 것"
그는 이번 서울시장 출마의 결정적 계기에 대해 "이재명 정부의 반시장적, 반민주적 정책들이 우리의 일상 곳곳으로 파고들 텐데, 이를 막아낼 작은 공간마저 없어질까 우려했다"며 "현 오세훈 시장의 본선 경쟁력이 충분했다면 내가 출마할 결심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 정부 정책에 대해선 "부동산 폭망과 노란봉투법에 따른 산업경쟁력 파괴, 재정파탄 등으로 후대에 평가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주식으로 들끓게 조장하는 투자리딩방적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근로자들의 일할 의욕이 감소하고 주식으로 탕진하는 빚투 국민이 양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금은 허약해진 경제체질을 끌어올리는 정직한 노력이 절실한 때“라고도 했다.

아울러 그는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먼저 국민의힘 내부에서 자유 시장 경제에 대한 철학과 식견을 갖춘 후보가 많지 않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계엄과 탄핵 과정에서 당의 입장이 명확하지 않았다"며 "과거 혁신위원장 시절부터 얘기했는데. '윤어게인' 후보가 나오면 참패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당이 결단하지 않으면 6월 지방선거는 야당이 심판받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특히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에서 TV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 방식의 토너먼트 경선(후보 간 경쟁 후 최종 1인이 현역 단체장과 경쟁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도 "현역 단체장도 국민의힘 지지율에도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국민의힘은 복면가왕식 경선을 도입할 지역을 오는 12일 발표할 예정이다. 윤 전 의원은 "서울시의 5선 도전자(오세훈 시장)를 뺀 경선에 누가 관심을 갖겠느냐"며 "이는 오 시장에게도 좋지 않다. 모든 후보자는 계급장을 떼고 세게 붙어야 국민도 관심이 커지고 경선이 흥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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