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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늘리기'론 성장 한계…대형화로 선회한 편의점

입력 2026-03-08 17:27   수정 2026-03-09 00:26

국내 편의점 산업이 점포 수를 늘려 덩치를 키우던 ‘양적 성장’의 시대를 끝내고, 본사가 직접 매장 임차권을 쥐고 매장 대형화를 추진하는 ‘질적 성장’ 체제로 전격 전환하고 있다. 신규 출점과 점포당 매출 확대가 모두 한계에 부딪히자 본사가 직접 우량 입지를 선점해 점포 크기를 키우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매출이 잘 나오는 매장을 경쟁사에 뺏기지 않으면서 수익을 더 많이 챙기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U(씨유)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본사 임차형 점포 비중이 최근 처음 50%를 넘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본사 임차 점포 비중을 계속 늘려 현재 점주 임차와 본사 임차 비중이 반반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과거에는 본사 자본을 많이 들이지 않고 확장하는데 집중했지만, 이제는 본사가 입지를 직접 소유하고 통제력을 높여야 성과를 일관되게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GS25 또한 본사 임차 비중을 꾸준히 늘려 최근 40%를 넘어섰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본사 임차 점포를 획기적으로 빨리 늘려야 한다는 전략을 세웠으며 현재 그 비중이 40%까지 올라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점주가 임차료를 내는 형태인 점주 임차의 경우 5년 단위의 계약 갱신 때마다 매출이 잘 나오는 점포를 잡기 위한 편의점 간 ‘점포 뺏기’ 경쟁이 벌어진다”며 “본사가 임차권을 쥐는 것이 우량 상권을 영구적으로 지키고 불필요한 비용을 아끼는 길”이라고 했다.

편의점들은 과거 가맹점 숫자를 빠르게 늘리기 위해 점주 임차 점포를 선호했다. 매장 보증금과 권리금, 여기에 매달 나가는 월세까지 점주가 부담하기 때문에 본사가 큰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요즘은 다르다. 막대한 보증금과 월세 부담을 감수하는 ‘애셋 헤비’ 전략으로 선회했다. 편의점 시장이 포화된 영향이 크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2022년 10.8%에 달했던 국내 편의점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0.1% 수준까지 떨어지며 사실상 성장이 멈췄다. 국내 편의점 숫자는 이미 인구 930명당 1개꼴로 일본(약 2200명당 1개)보다 밀도가 두 배 이상 높다.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전체 편의점 숫자가 전년보다 줄어드는 ‘역성장’ 현상까지 나타났다. 이제는 점포 수를 늘리는 게 아니라 ‘점포당 매출’을 얼마나 올리느냐가 생존의 열쇠가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매장 대형화는 점포당 매출을 올리기 위한 핵심 수단이다. 하지만 영세한 개인 점주들은 투자비 부담 때문에 매장을 크게 얻기 힘들다. 매장이 좁으면 본사가 야심 차게 밀고 있는 신선식품이나 대규모 주류 코너, 디저트 구역을 설치하고 싶어도 공간이 없어 포기해야 한다. 반면 본사가 직접 빌리는 점포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매장 규모를 넉넉하게 키울 수 있어 ‘라면 스테이션’이나 외국인 특화 점포 같은 새로운 시도가 가능하다. 한 편의점 대표는 “뷰티나 새로운 상품을 제대로 팔려면 점포가 커야 한다”며 “본부 임차형 중대형 점포가 결국 점포 경쟁력을 높이는 시너지를 낸다”고 설명했다.

운영의 주도권을 본사가 쥐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담배 매출 비중이 과거 50% 이상에서 최근 30%대까지 떨어지면서 마진이 높은 ‘두쫀쿠’나 PB(자체 브랜드) 디저트로 승부를 봐야 하는데, 통제력이 약한 점주 임차 점포에서는 점주들이 재고 부담 등을 이유로 신상품 발주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본사 임차 점포는 본사의 전략을 현장에 즉각 반영할 수 있어 트렌드 변화에 훨씬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다. 수익 배분 역시 점주 임차형은 본사가 20~30%만 가져가지만, 본사 임차형은 40~50%까지 확보할 수 있어 본사의 수익성을 개선해준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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