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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회장 반도체 멘토'…하마다 시게타카 박사 별세

입력 2026-03-08 17:34   수정 2026-03-09 00:13

삼성전자에 반도체 제조 기술을 전수해준 것으로 알려진 일본인 하마다 시게타카 박사가 지난 6일 도쿄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101세.

고인의 지인인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하마다 박사가 지난 7일 별세했다. 5일 전인 2일에는 2살 연하 부인 하마다 요시에 여사도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하마다 박사는 대장암 수술 후 건강이 회복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925년 도쿄에서 태어난 고인은 도쿄제국대(현 도쿄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통신회사 NTT 전신인 일본전신전화공사 전기통신연구소 전자관연구실에서 반도체를 연구했다. 이후 일본전신전화공사 관계사인 긴키플랜트레코드(현 NTEC)에서 근무했다.

1980년대 초 삼성전자에서 신기술을 강연한 것을 계기로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의 기술 어드바이저 역할을 했다. 이 회장은 하마다 박사가 공장에 오가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전용 헬리콥터를 내줄 정도로 극진히 대우했다. 이 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1983년 2월 반도체 사업 구상을 발표했다. 2019년 일본의 소재 규제(화이트리스트 제외) 당시에는 일본 정계와 산업계에 “이런 식의 규제는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과 양 최고위원의 관계는 1988년 서울올림픽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전자가 올림픽을 맞아 하마다 부부를 초청했을 때 양 최고위원이 삼성 직원으로서 닷새간 밀착 수행하며 일본어 통역을 맡았다. 같은 해 12월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64K D램 개발에 성공한다.

양 최고위원은 통역 때 맺은 인연으로 1989년부터 매년 도쿄를 오가며 하마다 박사 부부와 정을 쌓았다. 하마다 박사를 ‘일본 양아버지’라고 부를 만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하마다 박사는 과거 이 회장에게서 선물받은 자개함(사진) 등 유품을 지난해 양 최고위원에게 전달했다. 그는 “물려받은 유품을 기록 보전을 위해 삼성 측에 모두 기증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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