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토파네 알파인스키 센터. 러시아 국기가 게양되자 바르바라 보론치히나(러시아)는 벅찬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오랜 시간 국기 없이 경기를 치러왔는데, 다시 국기를 달게 돼 동료들 모두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패럴림픽 시각장애 알파인스키 여자 활강 입식 경기에서 보론치히나는 1분24초47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는 러시아가 자국 국기를 달고 패럴림픽 무대에서 수확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대회 이후 첫 메달이자, 동계 대회 기준으로는 2014년 소치 대회 후 12년 만이다.
그동안 러시아 선수들은 2016년 국가 주도 도핑 스캔들과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제재로 국제대회에서 ‘중립국 선수’ 자격으로만 출전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9월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총회에서 러시아의 전면 및 부분 자격 정지 안건이 모두 과반 반대로 부결돼 헌장에 따라 모든 권리를 회복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선수는 이번 대회부터 자국 국기를 단 온전한 국가대표 자격으로 참가할 수 있었다.
IPC의 공식 결정과 달리 현장의 분위기는 차갑게 얼어붙었다. 러시아의 복귀에 반발한 우크라이나, 폴란드, 체코, 핀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7개국은 항의 표시로 개회식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서방 국가의 동조도 이어져 프랑스와 영국은 정부 공식 사절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결국 전체 55개 참가국 중 개회식에 선수단을 입장시킨 국가는 29개국에 불과해 사실상 ‘반쪽짜리 개회식’이 됐다.
한편, 미국·이스라엘과의 무력 충돌 여파로 이란은 개회식 직전 대회 불참을 통보했다. 당초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 1명을 파견할 예정이었으나, 선수의 안전한 이동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참가를 포기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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