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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행 하루 앞둔 '노란봉투법'…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勞의 자제'

입력 2026-03-08 17:56   수정 2026-03-09 00:09

노사관계 질서를 뿌리째 흔들 것이란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개정 노동조합법 2·3조(노란봉투법) 시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경영계에는 살얼음을 밟는 듯한 긴장감이 가득하다. 노조와 교섭할 ‘사용자’ 개념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불법 파업으로 발생하는 손해에 대한 배상 청구마저 제한된 채 법안이 곧바로 노사 현장에 적용되기 때문이다. 파업이 빈발하고 노동 관련 소송이 줄을 이을 것이란 우려를 경영계의 ‘엄살’로만 치부할 수는 없게 됐다.

부작용이 불 보듯 예견되는 불명료한 법안 내용과 ‘독소 조항’이 고쳐지지 않은 채 노란봉투법 시행이 강행된 것에 우선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법이 사용자 개념을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라고 모호하게 확대해 수많은 하청노조가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인수합병, 매각, 해외 생산시설 증설 등도 ‘근로조건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쟁의 행위 대상에 포함하는 길 또한 열렸다. 노조가 마음먹기에 따라 언제든 파업의 빗장을 열어젖힐 수 있게 된 것이다.

거미줄처럼 얽힌 원·하청 관계 속에서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강화하고 소수 하청노조에도 실질적 교섭권을 보장하자는 노란봉투법의 취지에는 귀담아들을 부분이 있다. 하지만 불분명한 개념의 남발을 막고 법 집행 대상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은 과잉 입법을 막자는 근대 법 정신의 기초다. 어설픈 법 시행으로 자칫 수십 년간 대법원 판례 등으로 확립된 ‘경영권’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일마저 벌어질 수 있다.

당장 산업현장에선 ‘노란봉투법 1호 사업장’이 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보신주의가 팽배해 있다고 한다. 중동 불안 등으로 해외 경영환경이 악화한 상황에서 국내의 법적 불안정까지 가세한 모습이다. 이런 때일수록 노동계의 성숙한 태도가 요구된다. ‘기업이 있어야 노조도 있다’는 말은 진부하게 들릴진 몰라도 노측도 귀담아들어야 할 부정할 수 없는 진리다. 법이 사회에 안착하기 위해서라도 지금 노조에 필요한 것은 무분별한 ‘요구’가 아니라 ‘자제’의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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