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고용부담금이란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에 물리는 부담금이다. 올해 기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민간 기업과 공공기관은 전체의 3.1%와 3.8% 이상을 장애인으로 채우거나, 미달한 인원수만큼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내야 한다.
1991년 제도 시작 이후 이 부담금은 줄곧 기업의 비용으로 인정됐다. 하지만 2018년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가 ‘장애인고용부담금은 의무를 충족하지 못한 탓에 받은 제재금 성격이므로 비용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국세청은 2019년부터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았고, 이에 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이 크게 늘었다.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은 1·2심에서 부담금을 제재성 공과금이 아니라 정책 목적 실현을 유도하기 위한 부담금으로 판단했다. 법조계에선 그사이 제도 변화가 없어 최종심에서도 판결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0~2024년 장애인고용부담금을 신고한 기업은 연평균 8500곳이다. 5년간 누적 신고액은 4조2503억원이다. 기업의 고용 인원이 매년 증가해 부담금 신고액이 2020년 7807억원에서 2024년 9179억원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세무업계는 부담금을 비용으로 인정하면 기업이 경정청구를 통해 1조원 안팎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부담금을 비용 처리하더라도 과세표준이 낮아지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5년간 납부총액(4조2503억원)에 법인세 실효세율(24.9%)을 적용한 수치다.
하지만 고용노동부가 2029년부터 민간 기업과 공공기관의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각각 3.5%, 4.0%로 높이기로 해 부담금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기업 입장에서 부담금을 내는 게 반드시 더 유리하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이번 기회에 장애인고용부담금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도 시행 30년이 넘었지만 2024년 전체 업종의 장애인 고용률은 1.57%에 그쳤다. 특히 20대 대기업 중에서는 13곳이 의무고용률을 맞추지 못해 부담금을 물었다. 2024년 기준 삼성전자가 가장 많은 213억원을 냈고 현대차(96억원)와 대한항공(61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대기업들은 고용을 늘릴수록 의무고용 인원이 증가하지만 직무에 적합한 장애인을 구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2020년까지 법정기준을 충족했지만 고용 인원을 2020년 7만343명에서 2024년 7만3136명으로 늘린 결과 장애인 고용률이 2.19%로 떨어졌다.
정영효/이광식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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