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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환영'이라더니…'이래서 장사하겠나' 사장님 한숨 [현장+]

입력 2026-03-08 20:30   수정 2026-03-08 22:16


"반려동물 출입 관련 매뉴얼을 쭉 살펴봤는데, 현실적으로 기준을 다 맞추기는 힘들다고 판단했다" 8일 서울 중구 소월로.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강민 씨(38)는 이같이 말하며 "지난주 일요일부터 반려동물 출입을 막고 있다. 생계와 연결되는 문제라 리스크를 감당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 카페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노펫존'이 아니었다. 곳곳에 '목줄 고정 장치'가 설치된 '펫프렌들리' 업소였다. 이 씨는 "반려동물과 함께 오는 단골손님들이 많았는데, 최근에 발길이 끊겼다"며 "간혹 오시는 손님은 도리어 미안해하는 표정으로, 잠깐 강아지를 밖에 놔두고 커피를 테이크아웃해서 떠난다"고 했다.

일주일 전부터 이곳의 풍경이 바뀐 이유는 바로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 때문이다. 이달 1일부터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은 세세한 위생·안전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기준을 하나라도 어길 시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업주들 사이에서는 위생·안전 기준이 까다로운 데다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씨는 "주변에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다들 가장 충족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기준은 칸막이·울타리 설치"라며 "규모가 큰 프랜차이즈 매장에서는 (칸막이·울타리 설치가) 쉬울지 몰라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개인 카페에서는 힘들다. 여기는 작은 편이 아닌데도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이어 이 씨는 "식탁 간격도 몇 센티미터로 정해진 게 없다. 차라리 정확한 거리를 알려주면 소란이 발생해도 '우리는 규정을 제대로 지켰다'고 대응할 수 있을 텐데, 지금은 간격을 둬도 누군가 '거리가 너무 가깝다'며 신고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에는 '충분한 거리'로만 규정돼 있다.


용산구 후암로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정철 씨(35)도 반려동물 출입을 잠정적으로 제한했다. 이 씨는 "식음료 제조 시설에 반려동물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공간을 완전히 분리해야 한다는데, 매장 내부에 울타리를 두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반려동물을 위한 공간도 따로 마련해야 하지 않냐"며 "법 개정으로 업주가 부담해야 할 것이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은 전용 의자, 케이지, 별도의 전용 공간, 목줄 또는 가슴줄 등을 고정할 수 있는 장치 중 하나 이상을 구비해야 한다.

법 개정 전까지 이 씨는 나름의 규칙을 두고 반려동물 출입을 허용했다. 그는 "손님이 리드줄을 항시 잡고 있도록 했고, 간혹 불편한 상황이 연출될 것 같으면 가서 주의를 줬다. 그 외에는 따로 제한을 두지 않았다"며 "반려동물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펫프렌들리 업소들이 노펫존으로 바뀌면서 반려인들의 선택지도 줄었다.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박모 씨(27)는 "펫프렌들리 카페나 식당에는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 않냐"며 "강아지를 데리고 가도 눈치가 안 보여서 좋았는데, 최근에 노펫존으로 전환된 곳이 많아서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박 씨는 "법 개정으로 예방접종 증명서도 챙겨야 하고, 반려동물 출입이 가능한 곳을 찾는 과정도 복잡해졌다"며 "네이버 지도에는 '반려동물 동반 출입 가능 카페'라고 나오는데, 카페에서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보면 '이달부터 반려동물 출입이 불가능하다'는 공지가 올라와 있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덧붙였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이번 법 개정이 '규제 강화'가 아니라 '규제 합리화'라는 입장이다. 식약처는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반려인들이 음식점을 이용하는 동안 반려동물과 분리되지 않고 합법적으로 같은 공간에서 머물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정부가 돕겠다"고 강조했다.

이수 한경닷컴 기자 2s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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