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펼친 이세돌 9단이 10년 만에 다시 인공지능(AI)과 한 무대에 선다. 다만 인공지능과 재대결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을 활용해 '바둑 모델'을 설계하기 위해서다.
이세돌은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인공지능 스타트업 인핸스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한다. 이세돌은 10년 전 오늘 같은 이곳에서 인공지능 바둑 모델 알파고와 대국을 한 바 있다. 이세돌은 인핸스의 에이전틱 AI와 '미래의 바둑'을 구상하고 바둑 모델을 실시간으로 재구성한 뒤 대국까지 진행한다.
바둑 모델은 바둑 경기 상대 역할로 이세돌이 음성 명령으로 바둑 모델을 기획, 실행, 생성, 구동할 수 있다. 이세돌이 바둑 모델의 실력을 설정하거나 현장에서 게임 흐름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이세돌은 5일 서울대 과학학과와 한국과학기술학회 주최로 열린 특별 대담에서 "에이전틱 AI로 앱을 만들며 대국해 볼 수는 있겠지만 정식으로 대국한다고 하기는 어렵다"며 "기술을 미리 접해본 입장에서는 알파고와 같은 프로그램을 20~30분이면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점을 확실히 느꼈다"고 전했다.
10년 전 알파고와 대결을 앞두고 당시 많은 전문가가 이세돌 9단의 승리를 예상했다. 10의 170승에 이르는 바둑의 방대한 '경우의 수'를 컴퓨터가 모두 계산할 수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인간의 직관과 경험이 승리를 거두리라고 낙관한 것이다.
하지만 알파고 개발자들은 탐색 범위를 좁히는 '정책망'과 승률을 계산하는 '가치망'을 조합하는 방식의 인공지능 바둑 알고리즘을 구현했고, 알파고는 이세돌 9단에게 4대 1 압승을 거뒀다. 이세돌 9단은 2019년 은퇴 선언을 할 당시 다수의 인터뷰에서 알파고에 패배한 일이 은퇴를 결심한 중대한 이유였다고 밝혔다.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가 강화학습의 강력함을 증명한 이듬해 트랜스포머라는 AI 기술의 시발점이 나왔고, 이는 2022년 세상을 놀라게 한 챗GPT 개발의 뿌리가 됐다는 평가다.
당시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을 두고 인간과 AI에 대한 담론이 펼쳐졌다. 알파고와의 대국 이후 바둑 기사들도 AI로 포석을 익힐 만큼 AI 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이세돌도 AI와 바둑에 대한 태도가 바뀌었다고 밝혔다.
이세돌은 5일 "AI는 그냥 신이다"라며 "AI가 두는 수에 의문을 갖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이세돌은 "바둑이라는 것이 인간의 관점에서는 무한하지만 컴퓨터 관점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이세돌과 AI와의 재회는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대형 전광판을 비롯해 캐나다 토론토, 일본 도쿄 시부야 스크램블 등 글로벌 메가시티 중심에서도 송출될 예정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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