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이란 전쟁 여파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9일 정규장 개장 전 프리마켓에서 정유·가스주와 한국전력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걸프 지역 원유 공급망 마비 우려가 커지며 에너지 관련주는 급등세인 반면, 연료비 부담 확대의 직격탄을 맞은 한국전력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이날 오전 8시 21분 기준 S-Oil은 직전 거래일 대비 1만5100원(11.64%) 급등하며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SK가스(9.07%), 포스코인터내셔널(6.14%), 한국가스공사(3.12%), GS(3.05%), SK이노베이션(3.04%) 등 주요 에너지 및 상사 관련주도 일제히 강세다.
반면 한국전력은 직전 거래일보다 2650원(5.43%) 하락한 4만6150원에 거래되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전력 생산의 약 30%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유가와 가스 가격의 동반 폭등이 한전의 대규모 발전 원가 부담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7시26분(한국시간)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선물 근월물 가격은 전장 대비 14%대 폭등하며 나란히 배럴당 107달러 선을 넘어섰다. 장중 한때 111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는데, 유가가 100달러를 웃돈 것은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이는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여파로, 최근 일주일간 해협 내 선박 공격이 9건 발생해 7명이 사망하는 등 위기가 고조되며 유조선 통행량은 90%나 급감했다.
원유 수출길이 막힌 중동 산유국들은 원유 저장 시설이 포화에 이르자 대규모 감산에 돌입했다. 이라크의 경우 남부 유전 원유 생산량을 하루 130만배럴로 대폭 줄였다. 하루 수출량이 종전 하루 333만배럴에서 80만배럴로 쪼그라들면서다.
여기에 이란이 대미 강경파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전문가들은 뚜렷한 타개책이 보이지 않아 유가 상승세가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이달 말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역시 "하루 2000만 배럴의 공급 차질이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무조건 항복 요구가 수용될 가능성은 낮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기미가 없다고 분석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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