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기술 제재로 북미 시장 진출이 제한되면서 매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 참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유럽·중동·남미 등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MWC에 올인한 모습이었다. 중국 내부 시장에서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통신 장비 산업에서 공급 과잉이 발생하자 기업들은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수밖에 없게 됐다. 화웨이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에 MWC는 글로벌 B2B 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무대”라며 “유럽 통신사와 중동 기업 고객을 만날 수 있는 행사이기 때문에 참가 규모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MWC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말은 중국 기업의 실행력이 놀랍다는 평가다. 중국 스마트폰 기업 아너는 퀄컴과 협력해 만든 ‘아너 로봇 폰’을 현장에서 처음 공개했다. 전시가 열리는 기간 내내 아너 부스에는 밖으로 사람이 밀려날 만큼 인파가 몰렸다. 노키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보여주는 기술 수준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며 “작년까지만 해도 개념 단계에 머물렀던 피지컬 AI 기술을 불과 1년 만에 실제 제품 형태로 구현해 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지상망을 지상망을 6G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기업들도 다수 등장했다. 퀄컴은 올해 MWC에서 6G를 AI-네이티브 시스템으로 설계하고, 2029년 상용화 로드맵을 실현하기 위한 연합체를 공개했다. 구글, 삼성·LG전자 등 글로벌 기업 30여 개사가 퀄컴과 의기투합했다. 화웨이도 전시관의 메인 공간을 6G 기술 시연에 할애했다. 중국 기업이 MWC 현장에서 직접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2030년 6G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연구와 실증 사례 축적에 집중하고 있다. 5G 경쟁에서 밀린 일본의 NTT도코모 등도 6G 통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부스에서 만난 NTT그룹 네트워크연구원은 “일본이 느리게 움직이다가 5G 기술을 선점할 기회를 놓친 게 사실”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6G 상용화에 사활을 걸면서 통신업체에 새 기회의 땅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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