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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 특성 고려한 장기·통합 지원체계 시급"

입력 2026-03-09 15:54   수정 2026-03-09 15:55


딥테크 산업이 국가 경쟁력을 재편하는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는 시대에 기술주도 성장 전략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장주기·통합형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핵심 전략기술 육성과 스타트업 지원 정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한 현 구조로는 연구개발 성과를 사업화 수준으로 이어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지난 3일 발간한 ‘해외 주요국의 딥테크 스타트업 지원 정책 현황과 한국에의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딥테크가 기초과학 기반의 장기 연구개발(R&D)이 필수인 만큼 일반 스타트업과는 다른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딥테크 스타트업은 R&D·시제품 실증 등 어느 한 단계라도 단절되면 다음 단계로 이어지기 어렵다. 특히 기술성숙도(TRL) 3단계인 개념검증부터 시제품 출시 단계인 7단계까지는 연속적 지원이 필수이며 이후 상용화 단계에서는 대규모 자본 조달이 필요하다. 초기에는 수년 이상의 기술·제품 검증 기간이 요구되지만 후기로 갈수록 투자 규모가 급격히 커지는 특성상 장주기 자본 설계가 필요한 이유다. 이 밖에 딥테크 스타트업은 인허가와 표준 체계 구축 등 비기술적인 요소 또한 고려해야 한다.

보고서는 현재 한국은 전체적으로는 지원 체계를 포괄하고 있지만 부처별로 분산된 구조라는 점이 한계라고 지적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원천기술 상용화와 지역 거점 R&D 밸리 조성 등 기술 중심 정책을 맡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전략산업 공급망을 담당하고 중소벤처기업부는 스타트업 성장을 각각 담당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지원 대상 기업군이 중첩되고 정책 체계가 분절돼 단계 간 연계성과 전략적 정합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범부처 차원의 통합 컨트롤타워 부재 역시 정책 추진 동력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주요국 사례를 들어 해법을 제시했다. 거버넌스 측면에서는 안보와 경제를 아우르는 범부처 컨트롤타워 아래 명확한 임무 중심의 장기 로드맵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국은 백악관 산하 국가과학기술위원회(NSTC)를 통해 부처 간 과학기술 정책과 R&D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영국은 연구혁신청(UKRI)을 중심으로 연구·혁신 자금을 통합 운영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딥테크 스타트업의 특성상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구간이 많은 만큼 정부 조달을 통한 초기 시장 형성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미국은 고위험·고기술 R&D를 수행하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공공 조달과 연계한 민간투자를 유도하는 SBIR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독일은 ‘미래기금’과 ‘기후기금(DTCF)’ 등 총 100억유로 이상 규모의 정책 펀드를 조성해 성장 단계 자금난 해소를 지원하고 있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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