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중동 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며 “우리 경제의 혈맥인 금융,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주시기 바란다”고 이같이 말했다. 금융당국이 은행 및 증권업계와 채권 발행으로 가동하는 자금인 ‘100조원 이상’ 프로그램의 규모를 더 늘리라는 지시다. 그러면서 “어려운 시장 환경을 악용해서 부당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에 대해서는 엄단하고, 특히 이번 상황을 계기로 우리 자본시장의 체질 개선을 위한 개혁 과제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향후 전개 양상을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는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비상한 각오로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되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대체 공급선 발굴 △주유소의 담합 적발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도입 등을 지시했다. 먼저 이 대통령은 “에너지 수급과 가계 불안 상황이 엄중한 만큼 이에 상응하는 비상한 대책도 필요하다”며 “전략적 협력 국가들과 공조해서 호르무즈 해협을 경유하지 않는 대체 공급선을 신속하게 발굴하면 좋겠다”고 했다. 최근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에 각국이 원유 감산에 나서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섰다.
이 대통령은 또 “정유사와 주유소의 담합, 매점매석, 사재기 등 불법 행위는 철저하게 단속하고, 위반할 경우 그로 인해서 생길 이익의 몇 배에 해당하는 엄정한 제재를 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과도하게 인상된 석유 제품에 대해서는 최고 가격 제도를 신속하게 도입하고 과감하게 시행해야겠다”고 재차 지시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지역·유류별로 최고가격 지정을 지시한 바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947원으로 집계됐다.
이 대통령은 “이번 중동 지역 위기가 장기화할 경우에 실물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전방위적인 수단을 통해 철저하고 치밀하게 대비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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