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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줄줄이 문 닫더니 결국…떡집 사장님 '눈물' [현장+]

입력 2026-03-09 20:00   수정 2026-03-09 20:32


“이 거리에 떡집이 줄지어 있었는데 코로나 이후로 하나둘 문을 닫더니 이제는 우리 가게랑 건너편 집 딱 두 곳만 남았어요.”

서울 종로구 떡집거리에서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이모 씨(70대)는 최근 장사 사정을 묻자 이 같이 답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재료비는 무섭게 오르는데 그나마 있는 손님마저 끊길까 봐 떡 가격은 올리지 못하고 있다”며 “이바지떡이나 돌잔치 떡 문화가 사라지고, 찾는 사람도 없으니 떡 종류도 8가지 정도 줄였다”고 설명했다.

전통 떡집이 거리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식문화가 다양해지면서 떡 소비가 줄어든 가운데 최근 쌀값 등 원재료비 가격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떡집 자영업자들은 ‘이중고’에 직면했다.
쌀 한 가마니 25만원…떡 가격도 올라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기준 쌀 20kg 소매 가격은 6만2749원으로 전년 동기(5만4894원) 대비 약 14.3% 뛰었다. 쌀 한 가마니(80㎏)를 구입하려면 약 25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수준이다. 떡의 또 다른 주재료인 찹쌀 가격도 상승세다. 같은 기간 찹쌀 1㎏ 가격은 5456원으로 전년(4651원)보다 약 17.3% 올랐다.

뛰는 쌀값을 잡기 위해 정부는 지난 1월 쌀 10만t(톤)의 시장 격리를 보류하고 정부 양곡 가공용 쌀을 최대 6만t 추가 공급하는 내용의 쌀 수급 안정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지난달에는 정부 양곡 15만t 이내를 시장에 방출해 공급량을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효과는 아직 미비한 실정이다.

떡의 핵심 재료인 쌀값이 연일 오르면서 떡 가격도 높아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떡 소비자물가지수는 128.79(2020=100)로 전년 동월(122.36) 대비 6.43%포인트(P) 상승했다.
돌잔치 떡 대신 레터링 케이크…디저트에 밀린 전통 떡
디저트 문화가 발달하면서 선택지가 다양해지자 떡을 찾는 수요도 점차 줄어드는 분위기다. 과거에는 이사나 개업, 돌잔치 등 각종 경조사가 있을 때마다 지인들에게 떡을 나눠주는 일명 ‘떡 돌리기’ 문화가 일상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념일 문화가 간소화하면서 관련 수요도 눈에 띄게 줄었다. 여기에 케이크 위에 원하는 문구를 적어 넣는 ‘레터링 케이크’나 마카롱, 쿠키 등 대체제가 늘어나면서 떡 수요가 급격히 분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 종로구 소재 떡집에서 20년째 공장장으로 일하고 있는 류모 씨(60대)는 “지난해 떡 생산량이 전년 대비 약 70% 정도 줄었다”며 “지난 설에도 판매량이 작년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요 감소와 원가 상승이라는 이중고가 겹쳐지자 유행에 따라 메뉴를 변형하며 활로를 찾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두바이 쫀득 쿠키’가 유행하자 일부 떡집에서는 이를 응용해 찹쌀떡에 앙금과 카다이프면, 피스타치오 스프레드 등을 넣은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전통 떡집들이 변화하는 소비 흐름에 맞춰 제품을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떡류식품가공협회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 입맛이 서구화된 데다가 즐길 수 있는 먹거리가 다양해지면서 전통 간식인 떡의 수요가 많이 줄었다”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식품 유행이 빠르게 변하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다만 최근에는 과일을 활용한 떡 등 젊은 세대의 입맛과 트렌드에 맞춘 제품을 개발하는 떡집도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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