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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운임 36년 만에 최고치인데…해운주 주가 회항한 이유 [종목+]

입력 2026-03-10 07:30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해상운임이 36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지만, 해운주 주가는 오히려 상승세가 꺾였다. 홍해 사태와 달리 이번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전체 물동량을 줄일 가능성이 큰 데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해운사의 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HMM은 2.36% 하락한 2만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팬오션(-4.76%), 대한해운(-5.27%), 흥아해운(-3.92%) 등 해운주가 전반적으로 약세였다.

중동 지역 군사적 긴장 고조로 코스피가 6% 가까이 급락한 가운데, 대표적인 중동 전쟁 수혜주인 해운주가 약세를 보인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지난 주말 발표된 해상운임 급등을 인지한 시점임에도 국내 증시 해운주는 장 초반에 잠시 강세를 보이다가 하락 전환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가 집계해 지난 6일 발표한 해상운임지수는 하루 5만3319달러로, 전주 대비 41.8% 급등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199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특히 유조선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운임이 급등했다. 17만4000㎥급 LNG운반선 운임은 전주 대비 477.5%나 치솟았다. 수에즈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크기의 유조선과 중형 석유화학운반(PC)선의 운임도 각각 122.4%와 111.7% 올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2023년의 홍해 사태 때와는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홍해 사태 때는 사실상 봉쇄된 수에즈운하의 대안 항로가 있었지만, 이번에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을 대체할 에너지 운송로가 마땅치 않아서다.

엄경아 연구원은 “홍해를 거쳐 진입하는 수에즈운하는 화물의 중간 통행로 역할을 했지만, 호르무즈 해협은 자원(에너지) 화물의 생산지이자 출발점 역할을 한다”며 “선적한 뒤 출발하는 수요가 극소수인데 운임시장의 호가만 높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실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원유 수출에 차질이 생긴 중동 국가들은 감산에 나서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이라크 남부에 있는 주요 유전에서의 원유 생산량이 최근 하루 130만배럴로 줄어, 미·이란 전쟁 발발 이전(하루 430만배럴) 대비 70%가량 급감했다고 전했다.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 KPC도 지난 7일 내놓은 성명을 통해 “이란의 계속된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항에 대한 위협에 따라 예방적 조치로 원유의 생산과 정제량을 감축한다”고 밝혔다. 운송로가 막히면서 재화의 생산이 줄어든 것이다.

반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2023년 벌인 가자지구 전쟁의 여파인 홍해 사태 때는 물동량이 줄어들지 않았다. 선박들이 수에즈운하 대신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의 희망봉을 거쳐 유럽 해안으로 진입하는 항로를 이용하면서 선복(화물을 실을 수 있는 선박 내 공간) 공급이 줄어들었다. 희망봉 항로를 이용하면 수에즈운하를 통과할 때보다 운항 기간이 2주가량 길어지기 때문이다. 수요량은 그대로인데, 공급 감소에 따라 가격이 오르자 해운사의 수익성은 크게 개선됐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해 해운사들의 비용 부담까지 확대하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 급등으로 (선박 추진 연료인) 벙커C유 역시 기존 대비 40%가량 상승했다”고 전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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